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경쟁을 펼칠 이상화(왼쪽)와 일본 고다이라 나오.(자료사진=노컷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의 라이벌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시즌 첫 대회부터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고다이라는 21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견 대표 선발전 및 종목별 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25로 정상에 올랐다. 대회 신기록을 세운 고다이라는 자신의 일본 국내 기록(37초39)도 넘어섰다.
물론 이상화의 세계 기록(36초36)에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시즌 첫 대회부터 37초대 초반 기록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수들은 ISU 월드컵 개막에 맞춰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올 시즌에는 내년 2월 올림픽이 열린다.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시기가 그때다.
때문에 대표 선발전인 국내 대회는 가볍게 치른다. 이상화 역시 지난 20일 끝난 선발전에서 38초대 초반 기록으로 몸을 풀었다. 1, 2차 대회에서 각각 38초52, 38초23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다이라는 첫 대회부터 이상화보다 1초 정도 앞섰다. 이상화도 전력을 기울이진 않았지만 고다이라도 마찬가지다. 경기 후 고다이라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직 엔진은 뜨거워지지 않았다"면서 "액셀을 밟아 서서히 스피드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고다이라에 밀려 빙속 여제의 자존심에 살짝 상처를 입었다. 고다이라는 2016-2017 ISU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 6차례 레이스를 모두 제패했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 2월 강원도 강릉에서 2017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방 우승을 노렸지만 고다이라를 넘지 못했다. 부상 후유증 속에 37초48로 0.35초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같은 달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0.31초 차 은메달이었다.
내년 평창에서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라는 금자탑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다이라를 넘어야 한다. 올 시즌 초반부터 이상화가 긴장을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