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채용 비리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에서도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한 목소리로 "어떻게 금감원이 이런 처참한 지경에 빠졌느냐",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라면서 금감원의 내부 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한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장 먼저 "금감원은 금융 기관을 감독하는 최고의 기구로서 감독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고 부당함 없이 집행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그러나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과 참담하기 그지 없다"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감독기관에서 취업 비리란 말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며 "어떻게 금감원이 이런 처참한 지경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가장 밑바닥 직원 한 명이라도 문제제기나 내부 고발을 했다면 이런일이 어떻게 일어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금감원 직원 한 분 한 분이 독립된 기관이라 생각하고 엄정하게 행정절차를 집행하길 바란다"며 "상부 기관이나 상사의 잘못된 지시나 겁박, 회유가 있더라도 양심 선언 등을 통해 이 기관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에 최흥식 금감원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감원 임직원들이 각종 일탈 행위로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신임 원장으로서 현재 사태를 아주 엄중하게 생각한다. 조속한 시일 내 관련자를 엄중히 조치하고 다시 한 번 감사원 감사 결과 받아들여 심려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에 대한 감사 결과들을 보면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다. 채용 비리가 극심할 뿐만 아니라 조직과 관련되서도 구조적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금감원의 여러가지 일들 보다도 내부 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위기의 금감원,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표현한다"며 "금감원 직원 2천명 가운데 간부들이 너무 많다. 머리가 너무 큰 것"이라고 감사원이 지적했던 방만한 인력 구조를 꼬집었다.
전 의원은 또 "금감원이 시장에 포획돼 있다"며 "최근 모 금융지주 회사 회장이 주가 조작 주범이 되고 모 금융지주 회사 회장이 법인카드 상품권 깡이라는 부끄러운 일을 주도했는데 이것이 금감원 감독 실태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앤장에 금감원 출신이 얼마나 가 있는지 파악했냐"며 "끼리끼리 짜고 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조작 사건이나 법인카드 상품권깡 사건 등 감독과정에서 치명적 실수를 한 건들에 대해 들여다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금감원이 이제 조직의 사활을 걸고, 조직의 해체까지 각오하는 자세로 내부 혁신을 해야 한다"며 "부당 채용 뿐 아니라 차명 계좌로 주식을 매매 하는 등 금감원 임직원으로서 용납 불가능한 일을 저질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탁의 말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