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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포효'보다 값진 사직 5차전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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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이 13일 오후 창원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2방을 터트리며 벼랑 끝 위기의 팀을 구했다 (자료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베이스를 돌며 외야 관중석을 보니까 이기기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롯데 팬들께서 계속 자리를 지켜주셨고 응원해주셨다. 그걸 보고 가슴 속에 쌓였던 것이 올라오면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온 동작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손아섭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이 4-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8회 투런홈런을 때린 뒤 3루 덕아웃을 바라보며 포효하는 등 평소보다 과한 세리머니를 펼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홈런을 치고 그렇고 오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쳐도 그렇게 하는 선수가 아닌데"라고 말했을 정도로 손아섭의 세리머니는 분명 의외의 행동이었다.

손아섭은 "계획된 행동이 아니었다. 나도 하고 나서 내가 왜 했는지 모르겠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쉽게 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랬던 것 같다. 반드시 부산으로 가서 팬들께 더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벼랑 끝에서 버티겠다는 손아섭의 강한 의지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 승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변수였다. 이번에는 팬들에게 세리머니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선물, 승리 그리고 사직 5차전을 바쳤다.

손아섭은 13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맹활약을 펼쳐 롯데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영양가 만점. 손아섭은 선제 솔로홈런을 때렸고 다음 타석에서는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손아섭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호투하던 NC 선발 최금강의 시속 134km짜리 직구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권희동의 4회말 적시타로 1-1 동점이 됐지만 롯데는 5회초 대거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신본기가 2사 3루에서 행운의 내야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롯데의 2-1 리드. 이어 전준우가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손아섭은 원종현의 시속 131km짜리 슬라이더를 밀어쳐 또 한번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손아섭의 두 번째 홈런은 NC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손아섭이 홈런이 터진 뒤 마산구장은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는 롯데 팬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롯데의 기세를 꺾일 줄 몰랐다. 6회초에는 간판 타자 이대호가 시리즈 첫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번 시리즈 들어 평소보다 부진했던 전준우도 7회초 대포 대열에 합류해 쐐기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전날 우천 순연된 경기의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박세웅과 순서를 바꿔 마운드에 오른 선발 린드블럼의 8이닝 1실점 호투도 눈부셨다. 투타의 조화를 앞세운 롯데는 벼랑 끝 위기에서 탈출했다.

손아섭은 3점홈런을 쏘아올린 뒤 2루를 돌면서 3루측 외야 관중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이후 3루 덕아웃을 향해 또 한번 손을 뻗으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지난 3차전 때만큼 화려한 세리머니는 아니었다. 대신 손아섭은 그 이상으로 값진 사직 5차전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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