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2일 국회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지원서를 패럴림픽 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내년 3월 평창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매우 의미 있는 소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이 꼭 그럴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실 하루 전인 11일 정부 브리핑 '사실은 이렇습니다' 란에 "北 평창 패럴림픽 참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관련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문체부는 "北, 평창 패럴림픽 참가 신청…동계올림픽 출전 청신호"라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평창 패럴림픽 북한 참가 신청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평창 패럴림픽 참가 여부를 둘러싸고 하루 사이에 엇갈린 소식이 전해진 셈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패럴림픽 참가를 위한 '참가신청서'나 '참가의향서'와 같은 공식 양식이나 절차는 없다고 한다. 국제 경기에 출전해 출전권을 따야 참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와일드 카드'로 초청을 받는 예외는 있다.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북한은 바로 지난 5월 평창 패럴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하는 방안을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IPC는 북한이 와일드카드로 초청을 받기 위해서는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할 북한 선수를 IPC에 등록하고, 이후 국제경기에 출전하는 등 성의를 보여야 초청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후 북한이 IPC측의 요구를 이행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와일드카드 초청을 받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IPC에 선수 등록을 하고 국제 경기에도 출전을 해야 하는데, 이후 북한의 동향을 보면 이런 흔적을 찾을 수 없다"며, "지난 5월 시점에서 비공식적으로 출전 의사를 타진했다고 해서 북한이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11월, 12월에는 동계 국제경기가 예전보다 많이 열리는 만큼, 북한 체육계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