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0일 선거구제 개편을 주제로 한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일단 정책연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물밑에선 선거연대와 같은 정치적 통합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당 간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각 당의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과 바른정책연구소가 공동 주최했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방안과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양당이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공통주제라는 점이 감안됐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의 경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대 입장이어서 실제 개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당 지도부는 정책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일부 긍정하면서도 정치적 통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토론회에서 "민심이 그대로 의석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다당제를 정착시키는 길"이라며 "대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내년 광역단체장 선거에도 결선선투표제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협력‧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선거제도 부분에 대해 생각을 같이 하는 많은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 개정 법안이 상정된다면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선 후 안 대표를 처음 뵙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나라를 위해 바른 정치와 좋은 정치를 위해 추구하는 원칙과 가치가 맞는다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원론적인 협력 가능성을 거론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과) 안보 이외의 분야는 협력할 게 많은데, 정책 이상의 정치적 통합 부분은 저는 나서는 데 굉장히 조심했다"면서 "지금 여러 의원들이 국민의당 의원들과 접촉하고, 그런 가능성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저는 잘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당 대 당 통합 혹은 선거연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양당 간 토론회는 바른정당 내부에서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되는 가운데 실시됐다. 때문에 향후 모임이 활성화 돼 지방선거 전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민주당과 한국당 중심의 양자구도를 견제하기 위한 다른 포석이 있는 모임이란 해석이 동시에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