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지난달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명박 정권 시절 국가정보원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지목된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지난 정권의 반민주적인 행위에 대한 수사 등을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일각의 목소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응답자의 77.9%가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고 답한 경향신문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아래와 같이 질타했다.
"고통 당한 국민 앞에 사죄는 못할 망정 정치보복으로 몰아가고 있는 조력자 '직업국회의원' 여러분! 뻔뻔합니다."
그는 특히 "국민을 무슨 권리로 뒤에서 사찰했습니까?"라며 "나쁜 대통령 이명박 씨와 공범자들이 구속되기를 강력하게 원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김미화 씨 SNS 화면 갈무리)
앞서 김 씨는 이명박 정권 시절이던 지난 2010년 자신의 SNS에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라고 적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렸다.
당시 KBS는 이를 문제 삼아 김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듬해인 2011년 4월에는 8년 동안 맡아 온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돌연 하차해 외압설이 제기됐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의 퇴출 등을 지시하면서 소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해 문화연예계 인사를 선정했다. 이들 인사에 대해서는 2009년부터 2년간 방송출연 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추진, 비판 여론 조성 등 퇴출 압박활동을 벌였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문화연예계 인사는 김미화 씨를 비롯해 모두 82명이다. 문화계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등 6명, 배우 문성근·명계남·김민선 등 8명,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등 52명, 방송인 김구라·김제동 등 8명,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8명이다
김 씨는 지난달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는) 완전 개인 사찰이었다"며 "행동 하나하나에, 완전 목숨줄과 밥줄을 끊어놓는 (일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