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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선거구제 개편론'…출발점부터 엇갈리는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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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민 개편 움직임에 한국당 "야합" 반발

(사진=자료사진)

 

여야 이견으로 수차례 불발됐던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호응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중·대선거구제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공감하고 있다. 승자독식에 가까운 현행 선거 제도를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추진 취지다. 하지만 현실적 셈법에 따른 자유한국당의 반대 입장이 분명해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지역구별로 의원 1명만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알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대 양당에 유리하고 당선자가 아닌 다른 후보들에게 던져진 표는 사표(死票)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단점을 문제 삼으며 선거구제 개편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띄우고 있다.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민주당이 국민의당에 협조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론화에 탄력이 붙었다.

소선거구제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중대선거구제는 지역구를 넓혀 한 개 지역구에서 2~3위까지 당선시키는 제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한다는 게 골자다. 어느 경우든 소수정당에 유리하고, 그만큼 다당제가 정착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국민의당 26.7%, 더불어민주당 25.54%, 정의당 7.23%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 당별로 얻은 의석수는 새누리당 122석, 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순이었다.

만약 득표율이 의석수로 연결되거나 2, 3위도 당선됐다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의석수는 현재보다 불어난다. 두 당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적극적인 현실적 이유다. 국민의당 최명길 최고위원은 "결국 20대 국회의 협치는 선거구제 혁신으로 시작되고 이를 진전시킴으로써 완결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민주당도 "선거구제 개편이나 개헌, 이것은 지금 우리의 과제"(우원식 원내대표)라며 호응하고 있다. 집권 후 당 지지율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는 셈이다.

특히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호남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득세하고 보수텃밭인 영남에서도 민주당이 한국당과 함께 깃발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이 이들의 논의를 “야합”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다당제 아래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민주당에 무조건 유리하다"며 개편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해 민주당은 구체적인 개편 방향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소선거구제(일부 지역에만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안)로 가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하는데 논의해서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바른정당은 '중대선거구제'를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지만 내부 논의는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통합파가 한국당행(行)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다당제에 유리한 개편 논의에 적극적일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거구제 개편은 여야 합의가 필수라는 점에서 현실화까지는 '산 넘어 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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