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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의무 공무원들은 왜 문재인 대통령에게 환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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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명령인데 신혼여행을 가라" "공무원도 육아휴직 필요" 등에 감동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율은 65%대를 기록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80%에 육박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하락세지만 역대 정권 출범 초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이다.

눈여겨 볼 점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닌 공무원들이 문 대통령에 보이는 관심과 환호가 역대 대통령에 비해 사뭇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비선실세' 최순실씨로부터 촉발된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일반 국민들은 물론 국가에 봉사하는 공무원들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특검 수사 등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일부 부처가 국정농단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비아냥까지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적폐청산'을 대선 공약 1호로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문 대통령을 향한 공무원들의 긍정 평가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새 정부 첫 부처별 업무보고 때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첫 업무보고부터 파격을 택했다.

부처별 단순 업무 나열을 지양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과 부처 장차관, 실국장, 그리고 실무 사무관까지 참여하는 '집중토론' 방식으로 업무를 숙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실국장이 부처별 특성과 추진 과제 등을 나열하던 방식을 탈피해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주요 주제 1~2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추진 속도를 올리자는 취지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토론에서 의견을 낼 때도 대통령으로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자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제시한다는 전제를 달기도 했다,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의견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와 함께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업무보고를 열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직접 부처를 찾아가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출장과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문 대통령은 또 과기부 등에 대한 첫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선 안 된다"며 공직사회를 향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과천뿐 아니라 정부서울청사, 세종청사를 직접 방문하고 업무보고 시작 전에 공무원들을 향해 목례를 올리는 모습도 이전 대통령에게는 찾아볼 수 없었던 탈권위 행보였다.

그동안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들까지 어깨에 힘을 주며 공무원 사회에서 군림하곤 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때, 또는 복지 사각지대에 몰린 사회적 약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할 때 국가를 대신할 수 있는 건 해당 분야의 공무원들이라는 평소 신조를 가감없이 전달하며 공직사회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고 이런 부분이 크게 어필했다.

새 정부 출범 한 달 정도 지난 6월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소방관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화재 진압 중 부상으로 결혼식도 미루고 결국 신혼여행도 가지 못한 대원에게 "대통령의 명령인데 신혼여행을 가라"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또 업무보고차 세종청사를 방문하면서 예정에도 없던 보건복지부를 찾아 올해 1월 과로로 순직한 세 아이 '워킹맘' 고(故) 김선숙 사무관이 일하던 책상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 휴직을 하고 그것을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복지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또 오후에 시작하는 부처별 업무보고가 지체되면 실무 공무원들의 퇴근시간이 늦어질 것을 우려해 불필요한 보고는 단축시키라고 지시하는 등 공직사회를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공무원들은 부처 업무보고가 있는 날이면 로비와 복도 등에 일렬로 늘어서서 오히려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이 등장하면 악수를 청하며 환호했고 스스럼 없이 싸인과 '셀카'를 요청하기도 했다.

실국장은 물론 과장급 서기관, 사무관, 주무관, 일반 공무원까지 예외는 아니었고 역대 정권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보건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작년에 연말 내내 뒤숭숭했는데 이제 새 대통령이 오셔서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대통령께서도 일을 잘 하시는 것 같아 우리도 의욕적으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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