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 타임'…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이 보낸 암울한 시간
- '윤도현의 러브레터' 폐지, 세무조사.. 윤도현도 피해 막심
- 시민사회 활동 도우면서도 이미지 고착될까 걱정
- 모든 고통을 개인이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 슬펐다
- 김규리, 불리한 위치에서 위태로운 검은 시간 보내
-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자연스레 대중 매체 노출도 줄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9월 26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재열 기자 (시사IN)
◇ 정관용> 키워드를 하나 골라서 우리 사회 들여다보는 ‘키워드로 읽는 세상’입니다. 시사IN의 편집기획팀장이죠. 고재열 기자 어서 오세요.
◆ 고재열>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키워드는요?
◆ 고재열> 검은 시간, 블랙 타임으로 잡아봤습니다.
◇ 정관용> 이런 말이 있나요?
◆ 고재열> 제가 만들어본 용어인데요.
◇ 정관용> 직접 만드셨어요?
◆ 고재열> 블랙리스트가 만든 암울한 시간을 지칭하는 단어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블랙 타임'(Black Time)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요. 블랙아웃이라는 말이 있기는 한데 이건 정적이나 과음으로 인한 기억상실, 언론 통제 이런 걸 일컫는 말인데 블랙리스트가 보냈던 그런 우울한 시간에 대해서는 따로 하는 표현이 있을 것 같은데. 최근에 이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가 자살까지 생각했었다는 배우 김규리 씨 얘기를 듣고 조금 조명을 해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 정관용> 그렇네요. 그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당사자들이 진짜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우리가 제대로 알아보자, 알아야 한다 이런 거죠?
◆ 고재열> 그렇죠.
◇ 정관용> 하나하나 지금 밝혀지고 있죠?
◆ 고재열> 그렇습니다. 단지 불이익을 당한 것 여기로 그치지 않고 극심한 사회적 위축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랑 친하다는 것이 알려지면 저 사람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회적 관계까지도 소극적으로 만들고 당시에는 이 사회 참여 연예인을 우리가 소셜테이너라고 불렀습니다. 소셜과 엔터테이너를 합쳐서 불렀는데 지금 와서 살펴보면 마치 그들이 전성기를 지난 뒤 쇠락해가는 모습처럼 연예계에서 입지를 잃지 않았나.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정말 꽃피울 시기에 꺾여버린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정관용>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 말은 계속 일거수 일투족 계속 행동을 감시받는 대상이 됐다 이런 거니까 그만큼 위축되는 거고.
◆ 고재열> 예. 그리고 또 연예활동과 별개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일인데 그런 일이 크게 취급을 당하면 그런 연예인은 그런 사회 참여 일을 하고 또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그거 자체도 사실 연예 활동에는 상당히 불리합니다. 그런 선입견 때문에 가수 윤도현 씨 같은 경우 곤란할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일이었죠?
◆ 고재열> 당시에 ‘윤도현의 러브레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거기에 개그맨 심현섭 씨가 같은 방송사였던 개그콘서트에서 주역이었죠. 음반 소개를 해 달라고 했는데 그걸 좀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윤도현 씨 같은 경우 판단이 본인은 진지한 음악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개그맨이 상업적인 캐롤송을 냈다고 이거를 소개해 달라고 하는데 이거는 좀 안 되겠다 해서 거부한 것인데 심현섭 씨 측에서는 이건 서로 이념 성향이 달라서 그래서 안 해 준 거다라고 문제제기 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고재열> 그랬는데 사실 피해로 따지자면 윤도현 씨만큼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어떤 피해를 입었죠?
◆ 고재열>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폐지되었고 그래서 촛불집회나 이런 거에 참여했던 것 때문에 그리고 출연 섭외했던 광고가 그냥 취소가 되고. 또 미국 공연 같은 경우는 스폰서가 갑자기 막판에 태도를 바꿔서 계약을 취소하는 일도 겪어야 했고 또 음반을 발표했을 때 방송 스케줄을 다 잡아뒀었는데 KBS 같은 경우에 다 취소 통보를 해 버렸고요.
그리고 소속사는 나중에 세무조사를 당하고 그리고 결국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서 소속사가 회사를 청산하고 연예인들이 같이 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그런 상황까지 겪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소셜테이너, 사회 의식이 있고 진보적이다 이렇게 평가를 받으면 또 그 연예인을 찾는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이런 데들이 많아지죠?
◆ 고재열> 그렇습니다. 본인들의 조직의 활동을 알리는 데 좀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요청을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해당 연예인은 점점 더 이미지가 고착화되게 됩니다.
◇ 정관용> 그런네요.
◆ 고재열> 사실 또 본인은 정상적인 연예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이런 행사만 몰리게 되면 좀 더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데 제가 그때 기억나는 게 윤도현 씨가 활동 제약이 심할 때 그때 아마 요청을 받고 민주노총 파업출정식에 공연을 했는데 무대 바로 뒤에 이명박 퇴진 이런 글자가 써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 사진에 저 글씨 앞에 윤도현 밴드가 있다면, YB가 있다면 반체제 가수로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걱정도 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이런 걱정들 때문에 연예인들이 이런 시민사회단체나 노동단체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지 못하는 이런 경우도 생기겠네요.
◆ 고재열> 그렇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사례가 가수 이승환 씨가 언론 노조에서 해직 언론인을 위한 행사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도와주고는 싶은데 이게 외부에 알려졌으면 좀 안 좋게. 그거는 불편하다. 그래서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 해서 현장 기자들이 전부 카메라를 내려놓은 적이 있는데.
◇ 정관용> 그런 일이 있었어요?
◆ 고재열> 그런데 알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기자들이 알려지지 않을 권리를 위해 카메라를 내려놓는다 그런 역설이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그렇네요. 참 우울한 얘기네요. 그런 일까지 있었다니까. 근본적으로 따지고 보면 국가정보원에서 연예인들을 정치 성향 때문에 감시한다. 참 이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고재열> 만약에 CIA가 할리우드 배우들을 이렇게 감시했다면 혹은 또 빌보드차트를 이념 성향에 맞춰 관리했다면 아마 미국 대통령은 정권을 내놔야 했을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명박 정부 당시에 버젓이 이런 일이 있었다?
방송인 김제동 씨(좌)와 가수 윤도현 씨. (사진=디컴퍼니 제공)
◆ 고재열> 네. 그리고 지금 계속 밝혀지고도 있지만 김제동 씨 같은 경우에는 담당 국정원 직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그 내용을 어느 날 김제동 씨가 얘기해 줘서 제가 가장 먼저 알았는데 그런데 이거를 저도 고발하고 싶은데 기사화할 수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왜요?
◆ 고재열> 이게 김제동 씨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 그러니까 국정원에 찍힌 연예인이라는 것만 강조하게 되는. 그런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습니다.
◇ 정관용> 가뜩이나 김제동 씨 여기저기서 섭외도 안 되고 그러는데 더더욱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 거?
◆ 고재열> 네.
◇ 정관용> 그래서 결국 보도를 안 했어요?
◆ 고재열> 나중에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2012년 4월 정도에 연예인 사찰에 관한 얘기가 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때는 폭로를 해도 되겠구나. 이건 좀 기폭제가 되겠다 해서 당시에 제가 스위스 출장 중이었는데 그때 스위스의 정말 아름다운 레만호수 옆에 포도밭을 걸으면서 핸드폰으로 국정원의 김제동 씨 감시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참 서글프더라고요.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이 슬픈 소식을 써야 된다는 그 사실이.
◇ 정관용> 그래서 김제동 씨는 어떤 고초를 겪은 거예요?
◆ 고재열> 국정원 직원을 만났을 무렵이 김제동 씨가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행사, 봉하마을 추모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기로 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 사회를 맡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인 거죠.
◇ 정관용> 무언이 아니라 맡지 말라고 했다는 거 아니에요? 자기가 안 된다고 했다는 거 아니에요?
◆ 고재열> 그런데 사회를 봤고 결국은 그 뒤에 이제 엠넷에서 했던 김제동쇼가 폐지됐는데 당시 제가 그 엠넷 김제동쇼 1회 녹화 때 갔었거든요. 그러니까 이미 방송을 위한 녹화를 다 해 놓은 상태고 그때 아주 한류스타 최고 정점에 있던 가수 비를 섭외해서 해 놨거든요. 그런데 그 프로그램이 방영을 못하고 결국에.
◇ 정관용> 프로그램 자체가 시작도 못한 거죠?
◆ 고재열> 네. 그래서 김제동 씨 집에 갔다가 깜짝 놀랐던 적이 있는데 그냥 당시 집안 구석구석에 온통 소주병들이 놓여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요?
◆ 고재열>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밝은 사람으로 보이는데, 혼자 있을 때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사람이겠구나. 물론 지금은 금주도 하고 건강도 좋아졌지만. 상당히 이건 모든 고통들을 그런 개인이 감내해야 된다는 사실이 상당히 슬펐습니다.
◇ 정관용> 그때 공황장애 같은 것도 좀 앓고 그랬다잖아요. 맨처음에 언급했던 김규리 씨는 또 어떤 블랙 타임을 거쳤습니까?
◆ 고재열> 배우 문성근 씨가 블랙리스트로 가장 고통받은 사람이라고 김규리 씨를 꼽기도 했는데. 검은 시간의 농도 그게 사회적 위치와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가장 불리한 위치에서 가장 위태로운 검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김규리 씨가요. 처음에 이 블랙리스트가 다시 언급되자 SNS에 이런 글을 남겼는데.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니’ 이런 말을 했는데 여배우가 가장 전성기를 일궈야 될 시기에 그렇게 몰리고 또 일베와 같은 악플러들한테 시달리면서 상당히 소진했던 것이 안타까웠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까도 언급했지만 자살까지 생각해 봤다, 진짜 그런 거죠?
◆ 고재열> 악플러들이 계속 ‘너 왜 아직도 안 죽었냐, 죽어’ 이런 댓글을 다니까 실제 그런 시도를 하기도 했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정말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찍혀서 국정원의 댓글부대는 사라지더라도 그 낙인은 남아 있기 때문에 계속 악플러들이 그런 고정관념을 반복하거든요. 심지어는 요즘 나오는 김규리 씨 관련 기사에도 비슷한 악플을 단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고재열> 이렇게 되면 배우는 억울함을 호소할 때도 자기검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 정관용> 자기가 억울하고 고통을 받고 있는 것도 제대로 표현을 못한다. 자기검열을 해야 한다.
◆ 고재열> 최근에 썼던 것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10년이면 글의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다는 글을 올렸는데 하도 비난을 많이 받으니까 10년 전에 쓴 글을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글, 혹은 반성해야 할 글로 생각해 버린 거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설사 잘못된 생각이 있더라도 모든 국민은 자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는 법인데 그리고 지금 와서 봤을 때 틀린 표현도 아니고.
그런데 아직까지도 자기검열을 하는 게 좀 안타깝고. 그리고 이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자기가 표현을 하면 사람들은 ‘아니, 네가 못나서 배역을 못 맡은 것인데 그게 왜 블랙리스트 때문이야’ 이런 식으로 비난이 나올까 봐 자기가 피해를 입었다라는 걸 자기 스스로 표현을 좀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시사인 고재열 기자 (사진=시사자키)
◆ 고재열> 블랙리스트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강도가 심했던 것 같고요. 사실은 저도 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적이 있는데. 저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고재열 기자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고요?
◆ 고재열> 네.
◇ 정관용> 왜요?
◆ 고재열> 저도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에 여러 가지 것들이 지금 밝혀지면서 나온 것 중에 2011년에 MBC에서 고정출연 제한 심의규정이라는 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까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경우의 사람이라고 하면서 21명을 특정했어요.
그래서 배우 문성근, 김여진 씨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 공지영 씨. 그리고 언론학 교수인 최영묵, 김창남 교수, 화가 임옥상 선생님 그리고 영화인 김조광수, 홍세화 선생님. 이런 기라성 같은 분들한테 저를 같이 껴줘서 영광스럽기는 한데. 어쨌든 이런 분들이 단지 사회적 발언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MBC에 출연할 수 없다라는 그런 규정을 내린 거죠.
◇ 정관용> MBC에 고정 출연을 못하는 명단, 거기에 올라갔었다?
◆ 고재열> 그리고 사실은 정관용 교수님도 비슷한 이런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산 증인 아니신가요?
◇ 정관용> 아니에요. 지금 국정원 문건이니 뭐니 나오는 게 다 2009년 이후잖아요, 그렇죠? 저는 그 전인 2008년에 잘렸어요. (웃음)
◆ 고재열> (웃음) 2008년에 그런 문건이 있습니다. 문화 권력 균형화 전략이라고 그게 2008년 블랙리스트가 나오기 전에 그런 문건이 있었고 그리고 블랙리스트 전에 아마 제 생각에는 스페셜리스트로 취급을 당하셨고.
◇ 정관용> (웃음) 어쨌든 연예인들은 대중 매체에 계속 노출이 되어야 하는데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은 그 대중 매체 노출의 기회를 잃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대중으로부터 잊혀지고 그런 거죠.
◆ 고재열> 그리고 또 사실은 사회참여 자체도 좀 위축됩니다. 여기 있는 블랙리스트들의 특징이 초기에는 이렇게 활발하게 발언을 하시다가 사실은 조금 그 뒤에 적극적인 자기 목소리도 못 내는 경우가 생겨요.
◇ 정관용> 왜 그렇게 됐죠?
◆ 고재열> 이게 우리나라의 어떤 정서에는 계속 그런 표현을 하면 좀 나댄다라는 비난도 하고. 그래서 자신에 대한 비난이 그렇게 확산되기 때문에 본인이 원래 내던 목소리도 못 내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나는 그냥 대중예술을 하는 연예인인데 마치 사회운동가처럼 비쳐지는 게 부담스럽다?
◆ 고재열> 그래서 블랙리스트가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렇게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이 검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반대의 화이트리스트들은 화려한 시간을 보냈는데 그분들 중에 이런 블랙리스트나 이런 것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하거나 하는 분도 사실 없는데 최근에 유인촌 전 장관이. 사실은 유인촌 전 장관은 대표적인 화이트리스트로 꼽을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런데 내가 문체부 장관일 때 블랙리스트에 문체부는 관여 안 했다, 이렇게 말을 해서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장관 재임 시절에 문화예술계에서 많이 비판을 또 받았었잖아요?
◆ 고재열> 네, 그렇습니다. 최근에 인터뷰에서 유인촌 전 장관이 했던 표현을 보면 내가 문화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 요즘 정권이 바뀌니까 그렇겠구나 생각을 하는데 배제하거나 지원을 한다는 게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당시 지원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온다. 우리는 그런 차별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문화부 장관으로 있을 때 유인촌 전 장관을 문화예술인들은 지우개 장관이라고 불렀습니다.
◇ 정관용> 지우개, 왜요?
◆ 고재열> 모든 걸 지운다는 거죠. 노무현 지우기, 민예총 지우기, 한예종 지우기. 그래서 황지우 한예종 전 총장 그리고 김윤수 국립 현대미술관 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 위원장, 이런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는 데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를 하고 있고.
◇ 정관용> 문화예술계 단체장이나 기관장을 전면 교체하고 교체하는 과정에서.
◆ 고재열> 영향력을 행사하고.
◇ 정관용> 매 기관마다 잡음이 좀 있었고 그런 것들이었죠?
◆ 고재열> 그래서 당시에 좌파 적출이다라는. 지금은 적폐청산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때 유행하는 단어는 좌파 적출이었습니다.
◇ 정관용> 유인촌 전 장관도 아마 인터뷰에서 단체장 교체, 기관장 교체 등등에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을 해요. 그런데 내 재임 시절에 지금 박근혜 정부 같은 블랙리스트는 없었다, 그런 얘기거든요.
◆ 고재열> 본인이 얘기하는 글자 그대로 블랙리스트 작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 주장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문건이 2008년 8월에 ‘문화예술균형화 전략’해서 그런 것들이 있었고 실제 어떻게 보면 더 큰 역할을 했던 그런 단체장을 몰아내는 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본인이 하실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키워드 블랙 타임. 블랙리스트 거기에 오른 대중 연예인. 그분들의 이름만 그냥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지난 10년 정도 어떻게 했는지 한번 잘 지켜보자, 우리도 거기에 관심 갖자, 이 말씀까지. 고맙습니다. 시사IN의 고재열 기자였습니다.
◆ 고재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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