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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한통속"…'육류담보대출'로 5000억 원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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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자‧중개업자 결탁해 허위감정서로 사기…금융사직원까지 가담

유통업자와 대출중개업자, 창고업자는 물론 금융사직원까지 결탁했다. (자료=서울동부지검 제공)

 

고기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육류담보대출'로 수천억 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수입육 유통업자와 중개업자들이 무더기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박진원 부장검사)는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14개 금융기관에 577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사기)로 수입육유통업체 대표 정모(52) 씨 등 유통업자 10명과 대출중개업자 심모(49) 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을 도운 창고업자 전모(62) 씨와 금품을 받고서 대출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수재)로 금융사 직원 이모(46) 팀장 등 3명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저가의 깐양을 고가부위인 양깃머리로 속였다. (자료=서울동부지검 제공)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저가 수입육을 고가로 속여 대출을 받거나 하나의 담보로 중복대출을 받아 금융기관에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육류담보대출은 고기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으로 유통업자가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는 '담보확인증'을 발급한다. 이후 확인증을 토대로 금융사에 대출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사가 육류에 대해 정확한 감정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대출중개업자는 유통업자를 도와 고기가격을 부풀려 허위로 '담보물 심사평가서'를 작성했다. 창고업자 역시 창고에 보관된 고기를 고가품목으로 속여 '이체확인서'를 발급했다.

깐양(Tripe)을 시세가 4배나 비싼 양깃머리로 속이거나 조각 등갈비를 통 등갈비로 속여 고가 담보물로 위장했다. 심지어 하나의 담보로 확인서를 중복발급하기도 했다.

결국, 유통업자는 이를 토대로 보다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대출한도 증액, 대출편의를 위해 금융기관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금융기관 직원들은 창고에 보관된 수입육 확인을 소홀히 하거나 대출한도를 계속해 증액시켰다.

이들은 속칭 '패밀리' 형태로 유통업체를 운영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50개 유통업체가 총 7개의 조직으로 나뉘어 서로 대출한도를 빌려준 뒤 대출금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이렇게 대출받은 5770억 원 중 1880억원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쓰였다. 또한 고기 구매, 창고업체 인수에도 1370억 원이 투입됐고 이들은 법인 지분을 인수하는 등 사적용도로도 270억 원을 유용했다.

검찰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약 50여개 업체들의 계좌거래내역을 분석해 범행의 원인과 동기를 규명했다"며 "육류담보대출이 담보물에 대한 정확한 감정과 공시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중개업자와 유통업자, 창고업자, 금융기관이 유착할 경우 감정이 허위로 되고 중복담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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