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자료사진)
장남에게 계열사 주식을 헐값으로 넘겨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894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소액주주들이 최종 패소했다. 주식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져 배상책임이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2일 경제개혁연대와 한화 소액주주 2명이 김 회장과 한화 전현직 임직원 8명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결론 낸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한화그룹은 2005년 한화S&C 주식 40만주(지분 66.7%)를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현 한화큐셀 전무에게 주당 5100원에 매각했다. 이에 주주들은 주주들은 주당 16만488원을 당시의 적정 주가로 주장하며 손실액과 이자 등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2010년 소송을 냈다.
2013년 1심은 "김 회장이 주식을 저가에 매각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들 손을 들어줬다. 다만 적정 주가를 2만7517원으로 판단해 청구액의 10%인 89억원만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그러나 2년 뒤 2심에서는 뒤집혔고, 대법원은 이 판단이 옳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이사들이 모두 주식매매에 찬성했고, 김 회장이 이사들을 기망해 매각 결의를 하지 않았다. 주식 적정가액은 사후적 판단일 뿐, 주식매매가 현저하게 저가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김 회장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