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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양쪽서 이념공세 시달린 박성진…"필요에 따라 소신 바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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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촛불 정신 계승하나" 질문, 한국당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 물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1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과 도덕성에 대해서 날카로운 검증을 벌였다.

박 후보자가 역사관이나 이념과 관련된 민감한 답변은 피하고 일부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얘기하자, 이를 지켜보던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소신이 없다"며 비판에 가세해 결국 양 진영에서 모두 공격을 받게 됐다.

◇ 뉴라이트 사관과 거짓 해명에 與도 곤혹, 박성진 "비약이다" 반박

이날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에서 진행된 박 후보자의 청문회는 시작부터 뉴라이트 거부 이영훈 교수와 극우 논객인 변희재씨를 학교에 초청한 경위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뉴라이트 대부란 사람을 다른 세미나도 아니고 기계공학과 세미나에 초청했다"며 "촛불정국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이런 사관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거부를 못 하고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느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박 후보가 자신이 역사에 무지했다고 해명한데 대해 "박 후보자의 변명 때문에 공대 출신, 과학기술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과학 기술자는 헌법도 모르고,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어도 도구적 유용성만 있으면 되나"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인사청문회장에 나오면서 질문을 하지 말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곤혹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느냐" , "촛불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연속해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촛불 집회에 대해 "엄청난 국민적 염원과 에너지라고 생각했다"며 촛불 정신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훈 의원은 변희재씨를 초청하는 과정에서 "연결만 해줬다"는 박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한숨을 내쉬며 "지식인, 지성인으로서 자기 반성이 없었느냐. 교수로서 자기 검열이나 자기 책임은 없느냐"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는 이영훈 교수 초청에 대해서는 "인터넷으로 체크해서 이메일로 초청했다"고 말했고, 변희재씨 초청에 대해선 "선배 교수가 추천했고 저는 중간에서 연결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 전에 한 분, 1년 전에 한 분, 그 두분들은 한번씩 밖에 못봤다. 그분들의 초청을 가지고 이념 등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비약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 유보에 한국당 "장관 하고 싶어 말바꾸나"

촛불정신을 계승하느냐는 질문을 한 민주당 의원들과는 달리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 다른 방면에서 질문을 쏟아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자신의 연구 보고서에서 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군부독재를 미화했다.

박 후보자는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을 존경한다고 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느냐"는 이철우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대통령이 가장 근대화에 공헌했나"는 질의에 대해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공은 국민들과 함께 한 것이고 독재나 인권탄압이라는 어두운 과거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에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하루아침에 말을 바꾸느냐"면서 "애들이 오른쪽 마당에서 놀다가 왼쪽으로 와서 사탕준다고 하면 뛰어가지 않냐. 그렇게까지 장관을 하고 싶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논문에 다 있는데 왜 말을 바꾸려 하느냐"며 "아무리 장관이 하고 싶어도 학계에서 실력있는 분이 생각을 바꾸고 합리화를 하기 위해 각종 거짓말을 하면서 그렇게까지 하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또한 자신이 영남일보에 게재한 칼럼에서 저성장의 요인으로 과도한 민주주의, 과도한 복지를 꼽은 것에 대해 이훈 의원이 지적하자 "깊이 생각해서 쓴 것은 아니다", "사려깊지 못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답변을 듣던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이렇게 솔직하지 못하고 사회문제, 역사문제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오락가락하는데 심히 걱정된다. 장관은 모든 분야에서 매일매일 결정을 해야하는 자리이다"고 우려했다.

◇ "지구 나이 6천년, 동의하지 않지만 신앙적으로 믿고있다"

박 후보자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맡았던 만큼 창조과학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지구 나이가 6천 년이라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에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신앙적으로는 (창조론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창조과학자들의 생각이고 그 분들의 논의에 대해서는 국민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학적 방법으로 전문가들(창조과학자들)에 의해 입증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질의에서 지구의 나이에 대한 질의가 다시 나오자 "신앙적으로 6천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서(신앙적 6천년에서) 1년은 우리가 말하는 실제 1년과는 다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답했지만 의원들은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또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전담 부서를 만들고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전날 국회의 승인 없이 청문회장을 찾아 사전 리허설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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