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발장타 있다' kt는 3년 연속 최하위가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올 시즌 막판 잇따라 상위권 팀들을 잡아내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두산과 원정에서 연장 10회 홈런을 때려낸 유한준.(자료사진=kt)
3년 연속 최하위는 기정사실이다. 그 3년 동안 가장 낮은 승률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 막판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잘못 걸리면 된통 당한다. 올해 가을야구의 대진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다.
프로야구 막내 kt다. 올해 초반 반짝했다가 급전직하한 kt가 시즌 종료를 앞두고 '마법'을 부리고 있다. 고춧가루가 가득 담긴 핵지뢰다.
kt는 9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후반기 상승세의 롯데 역시 kt의 지뢰를 피하지 못하고 3위 NC와 승차 3경기를 줄이지 못했다.
돌아온 거인군단의 에이스 조시 린드블럼도 kt를 이겨내지 못했다. 린드블럼은 최근 5경기에서 지난달 27일 넥센전(5⅔이닝 9실점)을 빼고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으로 3승1패를 거뒀다. kt전에서도 6이닝 3실점 기본은 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kt는 좌완 정성곤이 6이닝 2실점으로 린드블럼과 선발 싸움에서 이기며 3승째(11패)를 안았다. 김사율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주권이 2이닝 퍼펙트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해창이 2-2로 맞선 6회 1점 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포스트시즌(PS)은 진출하지 못하지만 무더위가 가면서 가을 마법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만 보면 kt는 10개 구단 중 1위다. 7승3패, 승률 7할로 KIA, 롯데(이상 6승4패)에 앞선다.
'친정팀 상대로 너무 한 거 아냐' kt 김진욱 감독(오른쪽)이 6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넥센 출신 윤석민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kt)
특히 PS를 위해 막바지 경쟁이 치열한 팀들에 뼈아픈 일격을 날리고 있다. 지난주부터 kt는 2연전에서 모두 반타작 이상을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갈 길 바쁜 중상위권 팀들은 kt를 발판 삼아 도약을 노렸지만 오히려 당하는 모양새다.
첫 희생자가 넥센이었다. 이번 주 첫 2연전인 수원 원정에서 넥센은 kt에 연패를 안았다. 이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넥센은 최근 4연패로 5위에서 7위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kt발 핵지뢰'의 타격을 입었다.
2위 두산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7일 잠실 홈에서 두산은 연장 끝에 3-7 패배를 안았다. 마무리 이용찬이 10회만 홈런 2방 포함, 4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날 한화에 2-11 덜미를 잡힌 1위 KIA와 승차를 좁힐 기회였지만 무산됐다.
8일 두산이 만회했지만 kt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의 호투에 1-2로 밀리다 불펜을 상대로 8회 2점을 뽑아내 간신히 이기는 등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더니 9일 롯데가 덜컥 kt의 지뢰를 밟은 것이다.
1위 KIA도 안심할 수 없다. 올해 kt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쳐온 때문이다. 앞선 10경기에서 KIA는 kt와 5승5패로 맞서 있다. 우천 취소 경기 중 가장 많은 6번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KIA 관계자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kt가 우리만 만나면 펄펄 난다"고 말할 정도다.
9일까지 kt는 44승84패, 승률 3할4푼4리에 머물러 있다. 한때 시즌 100패 얘기도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로만 보면 10개 구단 중 가장 무서운 팀이다. PS 대진표를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