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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집배원을 살려달라" 가족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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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으로 출근" 유서 남긴 집배원 소식에 "택배 재촉 반성" 잇따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광주의 한 우체국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집배원이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가로 휴식을 취하던 중 회사로부터 '업무 복귀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전국집배 노동조합은 서광주 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 모(53) 씨가 자택에서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 씨가 숨진 방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이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 한 장이 함께 발견됐다.

 

발견된 유서에는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적혀 있었다.

집배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한 달 전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3주의 병가와 이틀의 연가를 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우체국 관계자가 '이틀 연가 뒤에는 출근이 가능하냐'고 고인에게 물어본 것으로 안다. 우체국이 1년 중 가장 바쁜 기간인 추석을 앞두고 인력난을 겪자, 고인이 다 회복하기도 전에 복귀하라고 압박을 했을 수도 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해당 우체국 측은 "이 씨가 3주 병가와 이틀의 연가 이후 출근이 가능한지 연락을 취했을 뿐 과도한 업무지시나 압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집배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택배를 빨리 배송해달라고 재촉했던 본인들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byng****는 자신의 남편이 집배원이라고 밝히며 "남편은 아침 6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명절에는 자정까지 일하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 밥 먹는 것은 꿈도 못 꾼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집안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없는 현실이 화가 난다. 남편은 동료 집배원의 과로사 소식에 밤에 잠드는 것도 무서워한다. 집배원 가족으로서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8시간만 노동할 수 있도록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집배원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nkan**** 역시 "집배원들이 왜 토요일에 일을 해야 할까? 내가 주문한 것을 토요일에라도 받아야겠다는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반성하며 "내가 불편을 조금 감수하면 누군가가 편해진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klov****도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택배 배송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 뭐든지 '빠른 배송'을 강조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분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고개 많은 동네 집배원·택배 기사를 보면 진짜 안 쓰러지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 10시에 물건을 받고 놀랐다. 우체국과 택배회사도 문제지만 우편물과 물건을 빨리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문제가 많다"며 고객들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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