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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년…북한의 핵실험 어떻게 진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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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2006~2017 북한 핵실험 과정

북한이 지난 3일 또 다시 핵실험 카드를 뽑아들었다. 지난 2006년 1차 실험을 시작으로 벌써 여섯 번째. 그런데 이번 핵실험은 폭발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지난 11년간의 핵실험, 어떻게 진화했을까?

1. 2006년 10월 9일 : 1차 핵실험

2006년 10월 11일 오전 경기도 문산시 판문점에서 내외신기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판문점 공개행사가 있었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개천절이자 추석 연휴 이틀 전인 10월 3일. 북한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전 매체를 통해 핵실험을 예고했다. 지난 2005년 설 연휴 중 핵 보유를 선언한 것에 이은 두 번째 '명절 선물(?)'이었다.

몇 달 전부터 북한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았다. 핵실험장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차량이 오갔고 정부도 이를 주시하며 24시간 감시 중이었다.

2006년 10월 9일 오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하 실험장에서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플루토늄으로 만든 폭탄이었다. 위력은 1kt 이하. 1kt은 TNT폭탄 1,000개에 해당하는 위력인 만큼 핵폭탄으로서는 소규모 폭발이었지만 분명한 핵실험이었다.

이로써 북한은 사실상 전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얻게 됐고 대한민국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져 오던 '햇볕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했다.

2. 2009년 5월 25일 : 2차 핵실험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09년 5월 25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마련된 북한 핵실험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긴급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윤창원 기자)

 

1차 핵실험 후 북한은 수차례 미사일 실험을 했다.

4월 16일 북한에서 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북핵담당 사찰관은 19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로 귀환해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아직까지 그런 정보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IAEA 관계자 발언 후 전 세계의 시선이 북한에 집중된 됐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북한을 향해 6자회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연일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핵실험 감행의 뜻을 내비쳤다.

2009년 5월 25일 오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했다. 2년 7개월 만에 재개된 실험이었다. 한국은 5월 23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비통함에 잠겨 있던 때였다. 북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까지 표했지만 예정대로 실험을 감행했다.

위치는 1차 때와 같은 함경북도 풍계리 인근 지하 실험장이었다. 1차 때보다 약 5배나 강력해진 플루토늄 폭탄이었다. 핵실험 이후 북한은 동해 쪽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이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고민 중이던,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인 PSI(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에 전격 참여할 것을 선언했다.

3. 2013년 2월 12일 : 3차 핵실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부근 모습. (사진=지오아이/RFA)

 

"우리 (북한의) 군대와 인민은 빈말하지 않는다"

북한이 새해부터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버지 김정일에 이어 새롭게 정권을 잡은 김정은의 첫 핵무기 도발이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경우 선제타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이어 미국은 핵잠수함까지 공개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2013년 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위치는 2차 실험 때와 같았고 폭발력은 조금 더 강해졌다. 굳이 비교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 폭발력의 절반가량인 6~7kt 수준이었다.

원료도 플루토늄이 아니었다. 이번 핵실험에서는 1~2차때와 달리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라늄은 플루토늄보다 핵물질 확보와 핵무기 개발이 쉬워 긴장감이 고조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긴급 회동하고 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4. 2016년 1월 6일 : 4차 핵실험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2016년 1월 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박종민 기자)

 

2015년 12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북한의 모란봉 악단이 갑자기 공연을 취소했다. 악단은 본국으로 급히 귀국했다.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냉랭해진 북·중 관계에 추가로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것만은 분명했다.

2016년 1월 6일 오전.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었다. 예고도 징후도 없이 진행된 실험이었다. 1월 8일은 김정은의 생일이었다.

폭발력은 3차 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실험이 기존과 달리 수소탄으로 핵실험을 했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이 명백하게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요청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대북확성기를 8일부터 재개했다. 2월 10일에는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2016년 9월 9일 : 5차 핵실험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2016년 9월 9일 오후 서울역에서 한 현역 군인이 북한의 핵실험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 = 박종민 기자)

 

7월 8일.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에 합의했다.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과 발사와 핵실험 도발에서 한반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9월 5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인 G20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했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첫 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면서도 사드 문제에서는 견해 차이를 보였다.

9월 9일 오전.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었다. 3~4년 주기로 이뤄지던 앞선 실험과 달리 4차 실험 이후 8개월 만에 재개된 실험이었다.

폭발력도 지금까지 핵실험 중 가장 큰 약 10kt(히로시마 원자폭탄의 70%) 수준이었다. 북한의 매체들은 핵실험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라오스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에서 북한 핵실험을 보고 받고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몇 시간 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핵실험 사실을 공표했다. 북한 핵무기 연구소는 성명에서 '이번 실험으로 수소탄으로 진행된 핵탄두의 위력을 최종적으로 판정했다'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던 중국 정부는 난처해졌다.

2017년 9월 3일 : 6차 핵실험

9월 3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북한의 지진 발생지역. USGS는 진앙지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이라고 밝혔다. (USGS 홈페이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우호적인 태도에도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갔다. 이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위협적인 발언을 하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거듭 경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는 환경영향평가 문제로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8월 28일.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는 속보가 들어왔다.

9월 3일 낮.

대한민국에서 지진이 감지됐다. 진동을 느낀 시민들은 기상청에 지진 신고 전화를 했다. 서울·경기에서부터 경북 영주까지 지역도 다양했다.

조금 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것이다.

폭발력은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40~50kt로 추정되는 폭발력은 이미 히로시마 원자폭탄 '리틀보이'(15~16kt)의 세 배 정도였다.

정부는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동의'로 결정 내고, 잔여 발사대 4기도 곧 임시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 강인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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