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중앙 TV를 통해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6차 핵시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이 발생한 직후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노컷뉴스)
3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를 핑계 삼아 KBS와 MBC가 총파업을 하루 앞둔 기자들에게 업무에 복귀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측이 북한의 핵 실험을 계기로 업무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엄중한 안보비상상황에서 공영방송 KBS가 국민에게 정확하고 심층적인 뉴스를 전달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상황을 야기한 책임은 전적으로 고대영 사장에게 있다"며 업무 복귀를 거부했다.
이어 "KBS수뇌부가 정말 지금이 '국가비상사태'로 인식한다면 지금 즉시 고대영 사장에게 용퇴를 건의해야 할 것"이라면서 "KBS 기자들은 고대영 사장이 지금 퇴진할 경우, 제작거부 중인 530명의 전원이 사무실과 현장으로 나가 곧바로 이번 사태에 대한 24시간 특보 체제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역시 이날 보도본부장이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기자들에게 복귀를 종용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본부노조)에 따르면,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고 미국이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도 있는 급박한 국가적 위기'라며, '지금은 파업으로 방송을 파행시키려 할 때가 아니다. 여러분의 용기 있고 현명한 판단을 호소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MBC본부노조 관계자는 "비록 오늘 상황이 엄중하긴 하나 MBC의 정상화 역시 시급하다는 판단"이라며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사장 퇴진 시까지 방송 정상화를 위해 쟁의 행위를 지속할 것이다. 이점은 국민들께서도 양해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KBS와 MBC는 '북한 핵실험' 소식과 관련해 지각 특보를 해, 업무 차질을 빚었다.
공영방송 KBS는 SBS보다 특보가 수분 늦었다.
MBC의 경우 북한 함경북도 길주 인근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은 2시간 뒤에야 뉴스특보로 전환했다.
SBS, KBS와 종합편성채널인 JTBC, TV조선까지 특보로 긴급방송을 하고 있던 때에 MBC는 수목드라마 '병원선'을 재방송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