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 강해야 진짜 강자' 롯데는 올 시즌 두산, NC, 넥센 등 가을야구의 잠재적 상대들에게 우세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특히 주장 이대호(사진) 역시 리그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홈런포를 가동하며 최고 몸값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8월31일 NC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부산=롯데)
약자에도 약하지 않지만 강자에 강하다. 후반기 돌풍의 팀 롯데의 이른바 '의적 야구'다. 포스트시즌(PS)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롯데는 8월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8-5 승리를 거뒀다. 연승을 달리며 NC를 연패에 빠뜨렸다.
그러면서 롯데는 5위 넥센과 승차 1.5경기를 유지했다. 3위 NC와 승차도 3경기로 좁혔다. 적지 않은 격차지만 최근 8승2패 상승세를 감안하면 따라잡기 불가능한 수치도 아니다.
무엇보다 롯데는 NC와 올해 상대 전적에서 최소 동률을 예약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NC에 8승7패로 앞서게 됐다. 1일 마지막 대결에서 이기면 확실한 우세를, 혹시 져도 8승8패로 시즌을 마감한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의 열세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NC가 처음 1군에 합류한 2013년 8승6패2무로 앞섰지만 이듬해 7승9패로 열세로 돌아섰다. 2015년 5승11패로 더 정도가 심해지더니 지난해는 1승15패, 절대 열세에 머물렀다.
이뿐이 아니다. 롯데는 잠재적 가을야구 상대에 대부분 앞서거나 호각이다. 강팀들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앤디 번즈(오른쪽) 등 롯데 선수들이 지난달 16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롯데)
롯데는 후반기 최고 상승세를 겨루는 2위 두산에도 8승7패로 앞서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상하게 롯데가 지난해부터 우리와 만나면 잘 하더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지난해 두산은 역대 최다승(93승)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는데 롯데에만 8승8패로 유일하게 우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5위 넥센에도 롯데는 9승6패로 시즌 우세를 확정했다. 이밖에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6위 SK에도 6승6패, 7위 LG에도 6승6패1무로 맞서 있다. 상위권 중 유일한 열세는 KIA인데 6승8패다.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이들 팀과는 아직 경기가 남아 있어 우세나 동률이 가능하다.
선두권 구단은 당연히 각 팀들과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기 마련이다. 1위 KIA는 두산에만 6승7패1무로 뒤지고, 최하위 kt에만 5승5패로 맞설 뿐 나머지 구단들에는 모두 우위다. 두산도 롯데와 넥센(8승8패) 빼고 모두 우위에 있다.
중위권 팀이 그러기는 쉽지 않은데 롯데도 KIA, 두산과 비슷한 분포다. 열세인 팀은 KIA와 삼성(6승7패1무)뿐이다. kt(10승4패)를 제외하면 한화(7승5패)까지 거의 전 구단과 대등하거나 앞섰다. 의적 야구로 불리는 이유다.
상대 전적은 가을야구에서 심리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는 요소다. 정규리그에서 앞선 팀들과 만나면 자신감을 얻기 마련이다. 순위가 높은 팀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저 팀을 이겼다"는 심리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반기 두산에 이어 승률 2위로 PS를 향해 순항 중인 롯데. 과연 가을야구에서도 상승세를 이으며 '의적 야구'의 진가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