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진=자료사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년 10개월만에 다시 교도소로 돌아갔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30일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원 전 원장은 공직선거법을 유죄로 판단했던 항소심보다 1년 더 높은 형을 선고 받았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4년여 만의 일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박형철 청와대 사정비서관, 이복현 검사 등 당시 수사팀은 "만시지탄이고 사필귀정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엊그제 변호사(법무법인 서평) 사무실을 개업한 채동욱 전 총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채 전 총장은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받아들이지 앟았기 때문에 오늘 아침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며 "공직선거법이 인정됐기때문에 모든 것이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정원은 진짜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이제 국정원은 법에 금지된 정치관여나 선거관여를 다시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수사팀이 그동안 온갖 고초를 다 겪고 끝까지 방패막이가 못돼 안타깝고 아쉬웠다"며 "이제 마음의 짐을 좀 덜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채 전총장은 다만 "법의 잣대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것처럼 비춰진 건 아쉽다"며 "법은 법이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 잣대도 변하면 안된다"며 "사법부도 그런 부분에서 생각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채 전 총장은 4년 전 이즈음 혼외자식 문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정부로부터 검찰총장직에서 찍어내기를 당했다.
수사팀을 이끌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공소유지를 해왔던 후배 검사들이 고생 많았다"며 "앞으로 도 대법원 상고심에서 철저하게 공소유지를 하겠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 2015년 2월 9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구속됐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나고 그해 10월 6일 보석허가 결정으로 석방됐다.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이었다.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 판결을 수긍할 수 없고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받아보겠다, 일방적으로 검찰의 주장만을 수용했고 변호인이 여러가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얘기한 것은 전혀 감안 안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