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년간 소비자 물가 13% 오를 때 생리대값 26% 올라
해외보다 비싸고 재료 가격 내려도 가격 상승
인체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생리대의 최근 7년간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리대는 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비싼 가격에도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해 여성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
◇ 다시 불거지는 가격 논란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는 가격과 안전성 측면에서 계속 논란에 시달려왔다.
생리대는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깨끗한나라, P&G, 웰크론헬스케어 등 5개 업체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과점 형태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업계 시장 1위 유한킴벌리의 시장점유율이 절반 정도에 달해 유한킴벌리의 가격 인상 등이 다른 업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유통업계는 분석한다.
유한킴벌리는 가격 인상을 주도하다 여러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생리대 '좋은느낌'의 공급가를 8∼20% 올리려다 소비자 반발이 거세지자 기존 제품보다 값을 올린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에 일부 여성 청소년들은 생리대가 너무 비싸 학교를 결석하고 수건을 깔고 누워있었다거나 깔창, 휴지 등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했다는 등의 경험담을 전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유한킴벌리는 결국 신제품 '좋은느낌 매직쿠션'보다 가격이 30∼40% 낮은 '좋은느낌 순수'(중형·대형)를 몇 달 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저렴한 제품보다 비싼 신제품을 더 많이 생산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생리대는 대부분 여성이 평균 40년간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다. 정부는 이런 점 때문에 2004년 생리대를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다. 부가세 면세 품목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
서영교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한국 생리대 1개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기준으로 331원이었지만 일본·미국은 181원, 프랑스는 218원이다. 가격 상승률도 다른 품목보다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7월 대비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3.2% 상승했지만 생리대는 26.3% 올랐다. 생리대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의 2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저귀는 10.5% 상승했고 화장지는 2.8% 하락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생리대 재료인 펄프와 부직포 가격은 2010년보다 30%와 8% 떨어졌다. 하지만 생리대 가격은 꾸준히 올랐다. 생리대 제조 업체들은 "전체 펄프·부직포 가격은 내렸지만, 생리대에 사용되는 고급 펄프·부직포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 안전성 논란 진행 중…대용품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안 써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에 대해 형광증백제, 산·알칼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을 검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수준의 검사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유해 논란이 불거진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은 접착제 성분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가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생성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현재 생리대 품질 검사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사실 여부를 알 길이 없다.
여성단체는 약 15년 전부터 일회용 생리대에서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모든 성분에 대한 검증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에야 104종의 유해물질에 대한 검출법과 검출량, 위해성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생리대의 대용품으로는 탐폰(삽입형 생리용품),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면생리대는 매번 빨아서 써야 해 불편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 탐폰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컵은 일러야 다음 달에나 국내에서 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