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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본 전여옥 "부끄럽다…'세습' 걷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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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이재용,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자격'이 없었기 때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작가 전여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을 접한 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부끄럽다"는 심경을 전하면서 "정치도, 기업도 이제는 '세습'이란 단어를 걷어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전여옥은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뇌물죄가 인정돼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전세계가 알아주는 기업 삼성의 실제 오너이자 경영자가 뇌물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니 말입니다. 전직 대통령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포승줄에 묶인 채 법정을 오가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 불행입니다."

그는 "결국 최고 권력과 최고 기업이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라고 진단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한때 보수의 아이콘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시장경제의 화려한 꽃을 피운 삼성의 황태자.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승계'에 대한 편의를 제공받고자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았습니다. 즉 '정경유착의 질긴 고리'에 대해 그 죄를 물은 것입니다."

전여옥은 "박근혜와 이재용, 최고의 권력과 최고의 부를 지닌 이 두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를 잠시 생각했습니다"라며 "그 원인은 그들이 간단히 말해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아니었으면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당연히 대통령으로서 자질부족에 함량미달이었습니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좋은 배경과 훌륭한 교육을 받았지만, 왜 추레한 모습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을까요? 3세 경영인으로서 그는 무에서 유를 일구는 고단하고 치열한 기업가의 지난한 길보다는 '빠른 지름길'만을 내비게이터를 켜고 찾았던 거지요. 물론 이번에 법정구속되거나 형을 받은 '글로벌기업 삼성의 임원'이 아니라 '이씨 집안 가신'들의 속삭임에 그는 쉽사리 귀를 열고 고개를 끄덕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도, 기업도 이제는 '세습'이란 단어를 걷어냈으면 합니다"라고 전여옥은 강조했다. "그 딸이기에, 그 아들이기에 자리를 상속받는 한 '자랑스러운 나라'와 '위대한 기업'은 실현 불가능"이라는 것이다.

"대물림이 아니라 공정한 과정과 실력, 그리고 땀을 통해서만 이제 정치도 기업도 최고의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국의 기업, 세습정치는 이미 낡은 유물이 되어버리는 정상국가, 이제 우리도 그 뚜렷한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합니다. '김정은 3대 세습'의 폐해를 눈으로 확인하며 살아야 하는 이 나라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 회복의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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