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전 이미 文측서 '공정위원장 맡아달라' 연락받아
- 최근 민원 건수, 작년의 2배…직원들 밤새우다시피 해
- 文 정부, 부처 간 자유로운 토론 활발해
- 과거 공정위는 '솜방망이 처벌'…고발권 적극적 행사할 것
- 한수원 입찰 담합 건, 국민 세금 축냈다…엄벌 필요
- 기업집단국 통해 합리적 재벌개혁 방안 고민하며 나아갈 것
- 재계 관계자들에 자발적 개선 요구…'너무 오래 기다릴 순 없다'
- 삼성 재판, 결과는 예측 불허…지켜봐야
- 경제민주주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8월 24일 (목)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정관용>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공정경제 구축, 총대를 메고 앞장서 진행해 오면서 국민적인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죠. 취임 이후에 갑을 관계 개선 행보로 연일 화제를 모았던 분, 시민단체 활동 때는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렸던 분.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오늘 스튜디오에 특별히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상조>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이 취임 72일째더라고요.
◆ 김상조> 그런가요?
◇ 정관용> 눈코 뜰새 없으시죠.
◆ 김상조>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그렇고 이제 두 달, 세 달 지났는데 2년, 3년 지났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정도 입니까?
◆ 김상조> 그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잠은 제대로 주무세요?
◆ 김상조> 네, 잠은 충분히 자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맨 처음에 '공정거래위원장 좀 맡아주십시오' 하는 얘기를 언제 들으셨어요?
◆ 김상조> 물론 공식적인 지명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 한 일주일 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마는 암묵적인 분위기로만 생각한다면 선거 치르기 전에 공정거래위원장은 당신이 맡아주어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느낌은 받았었습니다.
◇ 정관용> 대선 치르기 전에요?
◆ 김상조> 네, 그렇습니다. 저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 정관용> 하긴 꼭 당선된다는 보장이 있든 없든 인수위 과정도 없으니까 조각 작업에 들어갔을 것이고 그래서 몇몇 분에게는 통보를 했겠군요?
◆ 김상조> 그건 제가 알기는 어렵지만 저에게 전해진 느낌이 그랬습니다.
◇ 정관용> 공정거래위원장이라고 딱 못 박아서요?
◆ 김상조> 네, 그 비슷한 분위기로.
◇ 정관용>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화하셨어요?
◆ 김상조> 그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러면?
◆ 김상조> 그건 인사에 관한 문제는 제가 더 이상 깊숙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 정관용> (웃음) 그래서 그런 느낌을 딱 받으면서 이건 해야 되겠구나 바로 그때부터 결심을 하셨어요?
◆ 김상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개인적인 생각은 제가 꼭 공직을 해야 되는가라는 망설임도 그때까지는 계속 있었고요.
◇ 정관용> 있었겠죠.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사진=시사자키)
◆ 김상조> 또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어떤 자리도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다라는 느낌이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다른 자리라면 어떤 자리를?
◆ 김상조> 그거는 제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 정관용> 아니, 이 그동안은 재벌개혁 등등을 쭉 강조해 오셨던 우리나라의 갑을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 그걸로 봐서는 만약 공직을 맡는다면 당연히 공정거래위원장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 김상조> 그런데 제가 재벌개혁 일만 해 온 건 아니고요. 시민단체 활동 할 때도 예컨대 금융 쪽의 일도 굉장히 많이 생각을 했었고 그다음에 경제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 이런 것들도 나름대로는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하여튼 저 개인적으로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마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선택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금융위원장, 부총리 아니면 경제수석, 정책실장 등등도 고려를 하셨다?
◆ 김상조> 더 이상 그 얘기는 그만 하시죠.
◇ 정관용> (웃음) 제가 너무 많이 넘겨짚네요, 오늘.
◆ 김상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72일 동안 뭐가 제일 보람찼고 뭐가 제일 힘들었습니까?
◆ 김상조> 제일 보람찬 일은 국민들께서, 시민들께서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뭘 하는 데인지도 아마 잘 모르셨을 것 같아요.
◇ 정관용> 네, 맞아요.
◆ 김상조> 그렇지만 요즘에 제가 길거리에 다니다 보면 인사하시는 시민들도 많으시고요.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렇게 중요한 기관이고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관이다라는 말씀을 많이들 해 주시는데요. 그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서 우리나라의 시장경제를 공정하게 만들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지시게 된 것이 가장 보람찬 일이 아니었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가장 어려웠던 일은 뭡니까?
◆ 김상조> 제가 시민운동을 할 때는 사실 언론이나 국회의원분들하고 굉장히 친숙하게 지냈었는데요. 그런데 딱 공직을 맡다 보니까 갑을관계가 완전히 바뀌어서 제가 정말로 언론과 의원님들 앞에서는 을일 수밖에 없다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게 가장 어렵습니다.
◇ 정관용> 청문회 때부터 그랬죠?
◆ 김상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요즘 조금 아까 우리 국민들께서 공정위가 이런 일을 하는구나, 또 우리 사회가 좋아질 수 있구나 희망을 갖게 된 것이 보람차다 했는데 그래서인지 공정위 문을 두들기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면서요?
◆ 김상조> 월간 민원 건수로 따지고 본다면 최근에 민원 건수가 작년에 비해서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절반은 사실은 공정위 소관이 아닌 민원들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공정위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다만 이런 현상을 보면서 저는 굉장히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물론 저희 공정위가 국민들의 민원을 귀담아듣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을 해야 되겠지만 그 모든 민원을 개별 민원을 다 일일이 해결해 드릴 수는 없는 거고요. 또 그렇게 가는 게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공정위는 사회적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집단 민원이나 또는 시장의 변화를 미리 분석을 해서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그것을 법제도로 연결하는 그런 정책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데 지금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정위의 직원들은 그런 어떤 민원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인원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그래서 저희 공정위에서는 이런 민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다른 어떤 많은 방법들을 좀 강구하려고 하고 있고. 이것을 법집행체계개선TF라는 데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런 어떤 개별 민원 같은 경우는 공정위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 위임을 함으로써 그런 간단한 조사나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은 사실 공정위보다도 지자체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권한들을 위임하거나 이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고요. 아마 조만간 서울시나 경기도하고는 MOU를 체결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 이런 등등의 민원 처리가 고유기능인 기관들이 따로 또 있지 않습니까?
◆ 김상조> 예, 그렇습니다. 지금은 사실 일반 시민들께서 공정위로 직접 전화, 민원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화 한 건 받으면 1시간씩 상담을 해야 되는데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권익위에 민원상담 전문 상담전화를 개설함으로써 거기에서 일단 필터링을 하고 그리고 공정위 소관 업무를 공정위로 이관하는 이런 방안도 지금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공정위는 제도 개혁, 정책 수립 이런 쪽에 집중하는 곳이지 개별 사안, 사안을 처리하는 곳으로 흘러가서는 곤란하다?
◆ 김상조> 예.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다른 기관들하고의 협조나 이런 건 잘 됩니까?
◆ 김상조> 지금 이 새 정부의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가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마는 정부 내에서도 굉장히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과거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보면 국무회의를 할 때도 자기 소관 업무가 아닌 다른 부처의 일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발언하고 토론하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 정관용> 정말입니까?
◆ 김상조> 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냥 토론하는 시늉만 내는 거 아닌가, 그런 의심도 들던데요?
◆ 김상조> 예를 하나 들어드리면 다른 장관께서 하신 말씀을 옮기기는 좀 그렇고요. 제가 한 발언이 하나 있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주관하시는 국무회의 때 제가 손을 들고 대통령께 장하성 정책실장의 '업무태만에 대해서 고자질을 해야 되겠다'라고 하면서.
◇ 정관용> 업무태만?
◆ 김상조> 정책실장이 꼭 청와대 안에서 정책만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어떤 정부의 정책방향을 국회에 가서 여야와 협의하고 그리고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장하성 정책실장을 좀 국회로 자주 보내시라 이런 말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런 게 채택이 돼요?
◆ 김상조> 어차피 이번 주가 결산국회이고 또 9월부터는 정기국회가 시작되니까 아무래도 청와대에 계신 분들도 장관 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계신 분들도 국회와 좀 더 많은 소통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공정거래위원회 업무에 다른 장관들이 뭐라고 막 하기도 합니까?
◆ 김상조> 이렇게 질책하는 말씀보다는, '이런 문제가 있는데'.
◇ 정관용> 이것도 해야 되지 않느냐.
◆ 김상조> '이건 공정위와 같이 일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예컨대 김영주 노동부 장관께서는 최근에 불행한 사건도 사고도 있었습니다마는 이런 하도급 관계에서의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관해서 그게 꼭 노동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도급 관계의 공정화를 위해서는 공정위와 같이 협업을 해야 된다. 이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당연히 동의하고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 정관용> STX조선 사고 나서 네 분 목숨 잃은 그 건과 관련해서.
◆ 김상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새로운 국무회의 또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등등에서 받아쓰는 것 금지시키고 토론하자 해서 제대로 정말 되고 있나 싶었는데 말씀 들어보니까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고 있군요?
◆ 김상조> 아니, 진짜로 대통령께서나 또는 국무총리께서 먼저 농담도 하시고 그리고 또 질문도 그러니까 전혀 준비되지 않은 그런 어떤 질문도 하고 그러십니다. 정말로 자유롭게 토론을 합니다.
◇ 정관용> 지난 72일 사이에 일의 우선순위라는 게 있으니까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제1번 일로 삼았던 것이 아마 프랜차이즈, 대기업, 유통업계 이런 불공정거래에 대한 현장조사 이런 거잖아요, 그렇죠? 어느 정도 진척이 됐습니까?
◆ 김상조> 사실 조금 먼저 배경 설명을 드리면 지금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재벌개혁과 갑을관계 개혁일 겁니다. 그런데 재벌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또 상당 부분이 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건 당연히 빨리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요. 다만 갑을관계 개혁 부분은 현행법의 엄정한 집행만으로도 사실 해결할 수 있는 부분, 특히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데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마침 그때 여러 가지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한 민원들이 폭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 공정위가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하게 됐고요.
먼저 가맹사업, 그러니까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요 50개 가맹본부에 대한 지금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두 번째로는 유통업에 대한 대책도 발표하면서 또 관련 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9월 초순경에 관련 협회와의 미팅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도급 분야 그다음에 대리점 분야 이렇게 갑을관계가 나타나는 주요 4개 영역에 관해서 차례대로 대책도 마련하면서 또 관련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서 상생 협력을 모델을 만들어가는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사이에만 불공정제재건이 23건이고 이 가운데 9건이 검찰이 고발됐습니다. 그런데 취임 전에 6개월 동안 고발된 건 한 10건 정도거든요. 그에 비춰보면 두 달 사이에 훨씬 더 많은 걸 하고 있네요?
◆ 김상조> 사실 공정위와 관련된 어떤 문제점 중에 하나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거였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김상조> 특히 검찰 고발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위가 갖고 있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많았었는데요. 물론 그 방안에 대해서도 지금 저희들이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무엇보다도 먼저 공정위가 갖고 있는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특히 최근에 있었던 아주 소규모 담합사건은 사실 고발까지 해야 되느냐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시겠지만.
◇ 정관용> 한국수력원자력 입찰에 발주액 9억 원인데.
◆ 김상조> 이게 정부조달 입찰 담합이었습니다. 즉 국고,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금액의 다과와는 관계없이 이건 엄벌해야 된다는 취지에서 고발했던 겁니다.
◇ 정관용> 그리고 고발하지 않은 것은 과징금 이렇게 가잖아요? 그런데 과징금 액수가 너무 적잖아요?
◆ 김상조> 그게 지금 공정위가 갖고 있는 과징금 고시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정해진대로 밖에 할 수 없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거 바꾸려면 법 개정이 필요합니까?
◆ 김상조> 그 과징금 부과에 상한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법의 상한 하에서 가중하고 감경하는 여러 가지 사유들이 있고 그런 것들은 공정위가 자체 규정을 통해서 조종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그동안은 상한 자체도 낮았지만 가중, 감경에 어떤 일관성이 없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에 관해서 지금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의 엄정성도 높이면서 동시에 선진국에 비해서 너무 낮게 설정돼 있는 이 과징금의 상한 자체를 올리기 위한 법 개정 작업까지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준비하고 계시다, 그리고 일부 보도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TV홈쇼핑 그다음에 기업형 슈퍼마켓 집중점검 대상을 이렇게 다 예고를 하시더라고요. 그런 이유가 있나요? 긴급 불시점검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상조> 원래 이미 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가는 것이고요. 다만 이 얘기는 유통업 대책 쪽에 나온 것인데 우리나라 유통산업을 보게 되면 대리점에서부터 시작해서 가맹점 또 TV홈쇼핑 또는 전자상거래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유통채널이 다 한꺼번에 존재합니다.
전근대적인 부분이 있고 최첨단의 부분도 있는데 이 각각의 유통 채널들이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유통채널별로 특히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유통채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실태점검을 하고 법 집행을 하는 그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 이 SSM이나 또는 TV홈쇼핑 쪽에 이미 한 번은 했습니다마는 그동안 또 추가적으로 하지 않은 부분에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집중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말씀하시면서 공정위에 두 가지 큰 과제 재벌개혁과 갑을관계 개혁이다. 먼저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갑을관계 개혁부터 집중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까 김상조 위원장 기운이 빠졌나? 재벌개혁은 이제 안 하나 이런 시각도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계획은요?
◆ 김상조> 일단 대통령 공약에도 있었습니다마는 지금 공정위의 기업집단국 신설이 거의 작업이 마무리가 됐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하나의 과로만 존재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제한된 인원을 가지고 실태조사도 제대로 못했고 또 법제도 개선도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국회에서 딱딱한 법률을 가지고 재벌개혁을 하려고 하는 그래서 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런 악순환이 있었는데요.
물론 법 개정도 필요하겠습니다마는 일단 기업집단국 신설을 통해서 재벌들 각 그룹별 특성에 맞는 어떤 방안들을 살펴보고 그리고 현행법을 엄정하게 집행하는 노력을 하면서 그 속에서 과연 합리적인 재벌개혁 제도개선 방안이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순차적으로 가려고 하는데요.
이런 저의 신중하고도 합리적인 어떤 접근 방법을 '김상조의 재벌개혁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 너무 말랑말랑해진 것 아니냐'라고 하는 우려들이 있어서 제가 그 부분에 관해서 꼭 그렇지 않다라는 저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모 언론의 인터뷰 과정에서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 또는 ‘김상조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말라’라는 조금 과격한 표현을 쓴 적도 있습니다.
◇ 정관용> 비슷한 인터뷰에서 재벌개혁 하면 크게 두 가지다. 지배구조 개혁이 필요하고 사익 편취 금지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언급하셨던 걸 제가 본 기억이 있는데.
◆ 김상조> 약간은 부정확한데요. 하나는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파트고 또 하나는 지배구조 개선, 특히 사익 편취와 관련된 그런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 정관용> 제가 경제력 집중을 빼고 나머지 하나를 2개로 나눴군요.
◆ 김상조> 그런데 경제력 집중 문제는 사실 우리가 보통 30대 재벌이라고 하지만 상위 4대 재벌이 경제력 집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집중하겠다라고 하는 말씀을 드린 거고. 지배구조 개선, 특히 사익 편취와 관련해서는 이건 그룹의 어떤 규모, 크기와는 관계없이 현행법을 엄정하게 집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이건 법 개정 필요없이도 일감몰아주기는 철저히 단속하면 되는 거잖아요?
◆ 김상조> 이미 공정거래법에 이와 관련된 법 규정들이 다 있고요. 그래서 저희 공정위가 이미 올해 초에 업무 계획을 세워서 45개 그룹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 작업을 다 완료를 했고 그중에서 좀 혐의가 중하다고 생각되는 그룹부터 지금 직권조사에 들어가 있고요. 순차적으로 조사를 할 계획입니다.
◇ 정관용> 제일 혐의가 중해서 직권조사에 들어간 데가 어디입니까?
◆ 김상조> 언론에 보도가 됐습니다마는 하림그룹이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첫 번째 직권조사 대상 그룹이었습니다.
◇ 정관용> 이와 같이 재벌개혁, 갑을관계 개혁 이런 방향을 제시하시면서 취임 초기에 공정위가 칼을 휘둘러서 정부가 끌고 가서라기보다 재계가 좀 자발적으로, 자율적으로 개혁에 동참해 달라 그런 얘기를 많이 하셨잖아요. 실제로 재계에 변화가 있습니까?
◆ 김상조> 사실 개혁전략은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 되는데요.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하고 재벌들이 돈을 잘 벌고 있다면 조금 더 급하게 개혁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들 아시는 것처럼 지금 세계 경제나 한국 경제는 굉장히 어렵고 재벌들도 일정 부분은 부실 징후를 보이는 그룹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급격하게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도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따라서 이제 제가 재계 관계자분들을 만났을 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테니까 지배구조 개선이나 또는 이제 거래관계, 하도급 거래관계 등에서 좀 자발적인 개선의 모습을 보여달라라고 당부를 드렸고 그렇지만 너무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라고 하는 경고의 말씀도 드렸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실제 현장에 직원들이 가보면 기업들이 알아서 스스로 그렇게 하도급 구조라든지 이런 걸 변화시키는 뭐가 보여요?
◆ 김상조>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가 지금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재계에서는 정부가 바뀌고 또 공정위가 바뀌고 있다라고 하는 것은 확실하게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어떤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제 스스로는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동안 하도급 거래 관계에서는 원사업자,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의 관계만 주로 이제 관심을 가졌었는데요. 제가 관계자들을 만나서 그런 어떤 하도급 거래의 개선이 2차, 3차. 그러니까 중소기업들과의 밑에 있는 그런 거래관계까지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달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요즘 이제 많은 그룹들에서.
◇ 정관용> 변화가 있어요?
◆ 김상조> 2차, 3차 협력업체 하도급 관계에 대해서도 실제적으로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으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게 바람직하죠. 재계가 알아서 고치는 게 정말 더 좋은 거죠. 일일이 적발하고 때리고 이것보다.
◆ 김상조>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마는 법으로 강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맞아요. 마침 또 내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일입니다. 그 재판 과정에 김상조 위원장이 이건 위원장으로서의 공식 업무가 아니지만 증인 출석까지 하시지 않았습니까? 내일 선고 어떻게 예측하세요?
◆ 김상조> 정말 결과는 예측 불허입니다. 삼성 특검 당시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이 있었을 때도 저는 유죄를 확신했었습니다마는 1,2,3심 모두 무죄가 나왔습니다. 저의 예측이 맞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내일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내심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 김상조> 물론 주요 혐의들 모두가 무죄가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뇌물죄는요? 그게 핵심인데.
◆ 김상조> 그거는 정말, 그게 가장 관건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정말 예측불허라고 생각합니다.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 정관용> 이제 정기국회에서는 법 개정을 많이 해야만 지금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책발표한 것도 실제 제도화될 수 있거든요. 야당들의 협조 어떻게 얻어내실 건지 마지막 한 말씀.
◆ 김상조>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아마 법 개정의 성과가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갑을관계 개혁 부분에 관해서는 야당 의원님들도 제안한 법률안들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성과를 내려고 하겠고요. 그런 분위기를 확산시키면서 저희 공정위 차원에서라도 협치를 이끌어내는 그런 어떤 모습들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할 생각입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께 한 말씀?
◆ 김상조> 지난 겨울에 촛불집회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살렸습니다. 그런데 경제민주주의는 정부만이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데에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희들도 잘 할 테니까 시민들께서도 열심히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함께 만났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상조> 감사합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