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佛연구 "기저귀도 다이옥신·살충제"
- 아이들 1년이상 기저귀 화학물질 노출
- 여성청결제, 유해물질 체내흡수 우려
- 일상속 화학물질은 필요한 만큼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부작용 논란이 일었던 릴리안 생리대. 결국은 28일부터 전액 환불조치에 들어간다고 회사 측이 밝혔고요. 식약처에서도 예정돼 있던 품질검사를 좀 앞당겨서 곧바로 실시하겠다 발표를 했습니다. 어제부터 저희 청취자들도 문자를 많이 보내주시는데 생리대뿐만 아니라 다른 생활용품들은 괜찮은가. 특히 아이들 쓰는 기저귀라든지 입에 닿는 마스크라든지 이런 것들은 안심할 수 있는가. 이른바 케미포비아라고 하죠. 화학물질 공포증이 일고 있다, 이런 문자들 많이 보내주세요. 아마도 가습기 살균제 트라우마가 남아서 더 그럴 겁니다. 어제는 생리대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단체의 입장을 들어봤다면 오늘은 이 문제를 연구해 온 학자 한 분을 연결하겠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때도 문제제기를 크게 했던 학자세요.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경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 월요일에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살충제 달걀 만성독성이 있기 때문에 하루 126개도 괜찮다라는 식약처 주장은 틀렸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 최경호> 네네.
◇ 김현정> 이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지금 발암물질 생리대 논란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피해 사례가 2600여 개가 접수가 됐는데. 생리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든지 생리불순이 일어났다든지 심지어 난소에 종양이 생겼다 이런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아니, 그래도 생리대라는 게 질에다가 직접 삽입하는 것도 아닌데 설마 생리대로 인해서 그 정도 질병까지 발생할 수 있는가? 조금은 무리한 주장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됐는데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최경호> 사실 이 점은 두 가지로 생각을 해 봐야 되는데요. 첫 번째로는 일회용 생리대를 쓰신 분들이 사실 지금까지 반복해서 이러한 건강영향을 호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반복해서 했다라고 한다면 우리가 잘 모르더라도 그 안에 있는 어떤 나쁜 성분, 나쁜 조건이 이런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게 기본입니다.
(사진=업체 홈페이지 캡처)
또 두 번째로는 생리대를 쓰는 사용 패턴인데요. 여성이 가임기 기간 동안 반복해서 수십 년 동안 생리대를 쓰는 게 1만 개 이상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오랜 기간 동안에 반복해서 계속 노출이 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오랜 기간 동안 축적돼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영향이 없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요. 그런 맥락에서 사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고 그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교수님, 그런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저희 뉴스쇼 앞으로 가장 많이 들어온 청취자 문자는 뭐였냐면 기저귀도 말하자면 여성 생리대와 비슷한 흡수기능이 있는 용품인데 생리대에 독성이 발견됐다면 기저귀는 괜찮은 것이냐 이런 질문들. 혹시 기저귀에 대한 실험 결과가 지금까지 나온 게 있습니까?
◆ 최경호> 사실 생리대 연구도 많지 않지만 기저귀 연구도 정말 드뭅니다. 그런데 최근에, 올해 초에도 한번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기저귀에서 생리대에서 검출된 것과 비슷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이 검출이 되었다. 그리고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게다가 일부 살충제도 검출되었다라고 하는 게 프랑스의 소비자 잡지에서 보도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살충제도 검출이 됐다고요?
◆ 최경호> 네.
◇ 김현정> 거기에 왜 살충제가 들어 있죠, 그런 성분이?
◆ 최경호> 기저귀의 원료로 식물성 성분이 들어가면 식물을 키우려면 방제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에서 미량이나마 혼입이 될 수 있다 보는 거죠.
◇ 김현정> 다이옥신도 나왔고. 이게 우리나라 조사는 아니고 프랑스 조사면 외국 기저귀들을 대상으로 한 거겠습니다마는.
◆ 최경호> 그런데 워낙 기저귀가 다국적 기업 기저귀가 많아서...
◇ 김현정> 많죠. 그 전에 정리해야 될 부분이 생리대와 기저귀는 거의 같은 것이다. 이건 맞는 논리인가요?
◆ 최경호> 그렇죠. 사실 같은 목적으로 쓰이지 않습니까? 흡습제가 들어 있고 뽀송뽀송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 같은 물질이라고 보는 게 맞죠.
◇ 김현정> 그렇군요.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사실상 생리대와 기저귀는 같은 것이다. 사이즈만 다를 뿐이지, 누가 착용하느냐만 다를 뿐이지 같은 원리. 따라서 같은 물질이 쓰인다 이런 말씀이에요.
◆ 최경호> 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여성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아이들한테도 이런 문제들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 최경호> 저희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건데요. 사실 여성들은 배란 주기 근처에 며칠만. 물론 정기적으로 쓰기는 하지만 생리대를 쓰지만 아이는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계속 매일 기저귀를 쓰지 않습니까?
◇ 김현정> 24시간 계속 쓰는 거죠.
◆ 최경호> 그런 맥락에서 보면 쉬지 않고 노출이 1년 이상 되는 셈이기 때문에 사실 그런 게 있다면 얼마나 노출이 될지 그게 이제 아이들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만 몸 안으로 들어가는 물질이 얼마나 될지 그런 것들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지금 생리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식약처가 생리대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 일단은 특정 생리대에 대한 조사로 시작을 합니다마는 이게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회에 생리대와 기저귀가 똑같은 거라면 기저귀에 대한 조사도 같이 이루어져야 되는 게 아닌가. 이 문제제기 저희가 한번 하고요. 교수님 나오신 김에 생활용품 중에 화학제품 참 많은데 이거 이번에 함께 좀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꼭 좀 조사해 주십시오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최경호> 제 생각에는 생리대와 함께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또 여성들만 사용하는 위생용품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거?
◆ 최경호> 예를 들어서 데오드란트, 파우더, 젤, 왁스, 스프레이. 상당히 다양하게 여성 외부 생식기에 청결목적으로 쓰는 위생용품들이 많이 있는데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여성청결제 이런 것들이요?
◆ 최경호> 맞습니다. 통계를 보면 20세 이상 우리나라 여성의 44%가 쓰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여성청결제를?
◆ 최경호> 그렇죠. 그런데 그런 제품들이 액상이 많고, 변질되면 안 되기 때문에 방부제나 보존제를 쓰기 마련이고요.
◇ 김현정> 방부제를 넣는다고요?
◆ 최경호> 그렇죠. 그러니까 그게 오래되면 세균이 자라고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부제나 보존제 성분들을 넣고. 또 이게 살균도 해야 되기 때문에 살균제 그리고 냄새가 좋으면 좋으니까 향료나 색소 그런 것들이 들어 있는데 그런 게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용기에서도 플라스틱 성분 같은 게 용출이 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다 환경호르몬으로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든지 그런 영향들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 있어서 노출이 우려가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것들은 다 식약처에서 허가해서 기준치 이하로 그런 것들을 쓴 것 아니겠습니까, 방부제든 살균제든?
◆ 최경호> 맞습니다. 사실 방부제, 살균제 같은 경우를 나름 관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이 여성청결제는 화장품으로 분류되어서 이 안에 어떤 게 들어있는지를 전 성분을 표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안심해도 되는 건 아닌가요?
◆ 최경호> 그런데 이제 사실 우리가 여성 외부생식기에 직접 닿아서 쓰는 이 제품들 안에 있는 이런 물질이 얼마나 흡수되고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쓰고 있는 게 많습니다. 그런 맥락에서는 사실 이런 게 얼마나 노출이 되는지, 얼마나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요. 사실 우리가 하나 좀 짚고 넘어가야 될 게 생리대나 여성청결제를 쓰는 부위의 피부가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팔뚝이나 허리나 그런 피부랑은 다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굉장히 민감하죠.
◆ 최경호> 그렇죠. 아무래도 속옷으로 가려져 있고 그리고 물기도 많고 또 점막구조도 달라서 물질에 따라서는 10배 이상 유해물질이 흡수가 잘 된다라고 하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데 있는 물질들은 일반적으로 피부에 쓰는 물질들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안전하게 관리를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여기서 식약처에서 허가내줄 때의 기준치라는 것이 과연 그런 것을 세세하게 고려한 것이냐. 전문가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경호> 그렇습니다. 노출 경로에 따른 흡수의 속성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저희들이 기준을 만들거나 관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런 물질들이 사실 여성청결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는 된장이나 잼 같은 데도 들어 있고 치약에도 들어 있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최경호>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노출이 되어서 우리 몸 안에 들어가면 양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좀 그런 것들에 대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거죠.
◇ 김현정> 그 질문을 제가 드리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생활용품이 화학물질 아닙니까? 각각의 제품은 다 기준치 이하, 적합 판정 나온 거라고 하더라도 다 합쳐서 평생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이게 다 누적이 되는 거일 텐데 아예 안 쓸 수도 없고 이거 어떻게 대처해야 됩니까?
◆ 최경호> 상당히 좋은 말씀이신데요. 이게 사실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면 그 물질이 어떤 물질이든 이게 어디서 온 건지는 우리가 알 바가 아닙니다. 이게 식품에서 왔든 여성청결제에서 왔든 기저귀에서 왔든 우리 몸에 들어오면 그건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고 그 VOC가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사실은 우리 몸에 들어온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 VOC는 산자부, 이 VOC는 환경부. 이 화학물질은 식약처 그렇게 따로 관리하는 건 아닌데. 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 물질이 얼마나 노출이 되고 얼마나 독성이 큰 물질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안전성 평가를 한 다음에 시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부분들이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이 화학물질에 대한 통합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런 지적이세요.
◆ 최경호> 사실 정부의 어떤 화학물질 안전 시스템도 100% 안전성을 보장하진 못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안 써도 되는 제품은 안 쓰고 반드시 써야 되는 제품은 가능하면 필요한 양만 쓰는 그런 것들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필요한 양만 쓰는. 그러니까 치약도 전문가들은 조금 써도 된다 그러는데 우리는 쭉 짜가지고 써야 시원하고 뭐 이렇잖아요. 이런 것들부터 줄여나가자라는 말씀이세요.
◆ 최경호> 그렇죠. 어떤 분을 보면 샴푸를 12번을 눌러서 쓰는 분도 조사해 보면 계십니다.
◇ 김현정> 맞아요.
◆ 최경호> 그런데 그렇게 안 해도 되거든요. 그런 것들부터 줄이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개인적인 노력 또 사회차원의 노력 두 가지 다 지적해 주셨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최경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 주변의 케미포비아에 대한 문제들 짚어봤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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