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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말폭탄 대결 수그러들었지만 재점화 가능성 높아

8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북한의 잇따른 ICBM 도발과 대북제재 결의,괌 포위사격 위협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등으로 일촉즉발의 사태로 치닫던 한반도 긴장수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제재에 맞서 괌 포위사격 위협을 했던 북한이 15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고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며 "외교·경제적 압박이 우선"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경축사도 강경했던 미국의 분위기를 톤다운 시키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확고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15일(현지시간)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결국 김정은에 달렸다'며 공을 다시 평양으로 넘겼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대한 관심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그것은 그(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도 16일 저녁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통화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은 외교적·경제적 대북 압박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북한이 당분간은 대화를 모색하며 서로의 결단을 압박하는 기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2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두고 긴장수위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괌 포위사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있는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핵추진항공모함과 장거리 폭격기 등 미군의 전략무기를 겨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무기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북한이 늘 해온 주장이지만 군당국은 실제로 북한이 이를 빌미로 다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가장 큰 피해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담대하게 긴장 완화의 해법을 제시하고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 측이 변화된 태도를 보이지 않고 현재 상황을 방치한다면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것은 결국 일종의 틈을 준 것인 만큼 특사이든 밀사이든 북한에 보내 대화의 문을 여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ICBM을 실전배치하는 단계로 가기 위해 추가적으로 시험발사할 경우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진다고 했지만 이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며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은 원유수출 등 경제 문제를 쥐고 있는 중국이 유일하다. 대통령이 속히 시진핑 주석을 다시 만나 양국의 이견을 극복해야 베를린 구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했던 문정인 특보의 워싱턴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당시 문 특보는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중단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했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위해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특보의 이런 발언을 두둔했던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5일과 16일 연이어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자칫 소극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관리하다가는 고종 황제와 같은 비운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더 용기 있고 당당하게 역사를 만드는 대통령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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