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 계열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 3월 15일 '한국 관광 금지령'을 시행하는 등 '사드 보복'을 본격화한 이후인 2분기(4∼6월) 실적에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선방'했지만, '사드 보복' 여파가 미친 중국 관련 사업에서 특히 부진한 성과를 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49.0% 감소한 8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조9천228억원으로 4.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1억원으로 95.0% 줄었다.
롯데쇼핑은 "국내에서는 백화점 매출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다"며 "해외에서는 사드 사태 영향이 이어져 중국 점포 매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백화점의 2분기 매출이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0억원 규모로 55.6%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국내 매출이 줄었고 중국 점포 매출은 28.6% 감소했다. 중국 매장 대부분이 영업정지 상태인 롯데마트는 매출이 7.9% 줄었고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매출이 무려 94.9% 급감한 탓에 해외 매출이 38.5% 줄었다. 국내 기존점 매출이 4.2% 증가하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매출도 늘었지만 중국 사업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롯데제과는 2분기 매출액이 5천545억원으로 0.9% 늘었고,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7.1% 감소했다.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 중국을 제외한 주요 해외법인에서 고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국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제과 중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사드 사태 여파 등으로 지난해 379억에서 올해 194억원으로 48.8% 감소했다.
롯데푸드는 2분기 연결 매출액이 4천762억원으로 5.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6억원으로 19.0%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드 사태 영향으로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이 약 50%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롯데칠성은 2분기 연결 매출액이 6천422억원으로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0억으로 54.6%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부진한 것은 맥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요인과 함께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자회사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 관광객 감소로 위기에 처한 롯데면세점도 '한국 관광 금지령' 이후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 전체 매출이 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사드 사태 장기화로 롯데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소비 회복 등에 따른 개선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은 사드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롯데를 비롯한 중국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