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보수야권은 2일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 핵·미사일 위기 고조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며 한 목소리로 집중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지난달 28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에 우리나라는 6‧25 동란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이 과연 안보 위기 대처 능력을 갖고 있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불안하고도 두려운 좌파 세력의 안보 무능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닌지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지금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안보 위기의 정황에 대해 "세계 양대 강국인 미중 간 대충돌, 한반도 문제 빅딜설 등이 국제적으로 나돌고 있는데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야(朝野)에서 레짐 체인지(북한 정권교체론) 주장이 나오는데 우리 정부가 손을 놓고 있고, 특히 문 대통령의 경우 한가하게 휴가나 가 있다는 비난이 담겨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대통령께서는 오대산 산행하면서 한가하게 등산이나 하고 또 그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소위 이벤트 쇼 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6·25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하는 국면에서 대통령이 할 일인지 정말 답답함을 금치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은 드디어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에 앉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운전석에는 미국과 중국이 앉아있고 조수석은 또 뺏겨서 일본이 앉아있고 우리는 뒷자리 앉아서 남의 일 보듯 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도 지적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대한민국은 안보 휴가 중"이라고 문 대통령을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트럼프(미국 대통령)는 아베(일본 총리)와 52분 통화했다. 대통령은 5일쯤이나 트럼프와 통화한다고 한다. 청와대 말이 트럼프와 당장 통화해도 할 말이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수 야권의 주장은 '코리아 패싱(남한 배제)' 우려로 수렴됐다. 정 원내대표는 "한반도 안보 정세는 말 그대로 소위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은 대북 선제 타격론,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 승리 이런 것을 언급하면서 소위 강 대 강 대치가 연일 게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한국을 뺀 미국과 중국의 빅딜설"이라며 "핵 폐기와 주한미군 철수의 거래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닌지, 한국의 영구 분단 시나리오가 미중 간에 협의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미국) 조야에서 남한 주도 통일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미국 국무장관이 북과 대화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며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고 한 발언을 인용, '통미봉남(通美封南)'이 현실화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