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지 강사(위)와 고아름 강사(아래)가 '교재 도용' 문제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사진=EBS 화면 캡쳐)
'교재 도용'을 둘러싼 유명 역사 강사들의 다툼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BS '미녀 강사',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출연 강사로 유명한 이다지 강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 계정에 고아름 강사가 자신의 교재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와 고 씨는 유명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 소속이다.
이 씨는 고 씨가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맨 밑에 깔고 있는 자료는 내가 만든 연표 특강 교재"라며 "내 교제와 오탈자까지 같다"고 폭로했다.
표절의 근거로 이 씨는 고씨가 학생들에게 제공한 연표와 자신의 교재를 비교한 사진을 제시했다. 고 씨의 연표에는 '미드웨이 해전 1943년에 끝남'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씨는 "교재에 연도 문제가 있어 (자신은) 강의할 때 종전 연도를 정정했지만 고 씨는 자신의 교재를 베꼈기 때문에 잘못된 연도가 그대로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씨는 "수능 출제 가능 연표를 교과서 4종, 연계교재, 지역별 시대별로 흩어져 있는 걸 모은 뒤 재구성하는 작업은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며 "작년부터 제 고유의 연표를 만드느라 고생했는데 1년 걸려 만든 교재가 판매되자마자 카피되는 건 한 순간”이라며 "애초에 연표는 본인이 만들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가적으로 글을 올린 이 강사는 "(고아름 강사가) 지금 전화와서 '교재를 본 적 있으나 베낀 적은 없다. 당신도 다른 사람 강의 내용과 비슷하지 않느냐'고 하더라"며 "법정에서 봅시다. 지금 만나자고 하는데 왜 만나겠나. 변호사 만나 자료 준비하라"며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이다지 강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고아름 강사의 강의 사진. 이 강사는 "맨 밑에 깔고 있는 자료는 내가 만든 연표 특강 교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이다지 강사 SNS 캡쳐)
이에 반박해 고 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SNS에 "내가 강의를 카피했다는 모 선생님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인신공격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또 "의구심을 가졌다면 공식적인 항의나 저작물 등에 관한 법적 대처를 고려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며 "일방적으로 상대를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2차적 가해를 의도적으로 유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드러운 대처와 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다지 강사는) 명예훼손을 일삼는 행태를 멈추지 않았다”며 “법정 대응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반응에 지난 31일 이 씨는 자신의 SNS에 "제 수 년 간의 노력이 도둑질 당한 것을 2015~2017년까지 고통스럽게 당해야 했다"며 "이미 올해 초 특정 강사를 지목하지 않고 제 저작권을 지켜달라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강사는 “회사 측에 중재도 요청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상대방(고아름 강사)은 지속적으로 저와 제 수업에 대해 비방해왔고 한차례 사측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적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강사는 "화나는 것은 제 욕을 하고 다니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저작권은 법에 저촉된다. 죄송하다는 한 마디와 제 저작권에 대한 출처 명시만 하면 끝날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씨와 고 씨의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같은 '교재 도용' 소식에 누리꾼 ds******는 "저작권이고 명예훼손을 떠나서 자신만의 노하우와 노력으로 연도표를 만든 것을, 더구나 같은 회사 동료면 미리 물어보는 것이 기본 아닌가", im******는 "누군가의 지식으로 재창작된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고 도용, 더 나아가 공개적인 강의에 사용하는건 누가봐도 범죄다", cj******는 "수강생이 보기에 이다지 강사의 로마사, 비잔티움제국사 그래프는 시중 문제집이나 교과서에 나와있지 않은 이 강사의 '순수 창작물'이므로 고 강사가 저자세로 나가야한다"는 글을 남겼다.
반면 vd******는 "솔직히 학원업계에서는 알게 모르게 다른 강사 참고도 하고 그 사람 수업법을 참고하기도 하는데 고아름 강사가 그대로 복사한 건 잘못하긴 했어도 이다지 강사가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 kh******는 "이다지 강사는 연표 하나 도둑맞은 것 억울하다 하기 전에 교사로서 품위 좀 지키길. 애들도 아니고 그걸로 SNS에서 공개적으로 그래서야 쓰나", rl******는 "연표가 선생님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것 아니고, 여기저기서 연도 모아놓은 거면 저작물도 아니고 저작권도 없다"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의 찬반양론에 3t******는 "강사의 주 수입원은 강좌료가 아닌 교재비에서 나와서 예민하게 대응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ki******는 "이다지나 고아름이나 지금 수험생들 수능이 얼마 남았다고 둘이 싸우나" 등의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