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청와대는 북한이 64주년 정전협정일인 27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 도발 징후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북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받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독일에서 '신베를린 구상'을 통해 전향적인 남북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고, 최근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잇따라 제안한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로 자칫 '레드라인'을 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국방부와 외교부 등과 함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통상 북한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정보자산을 총 가동해 무수단과 구성, 동창리, 원산 등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지 인근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과거에는 액체 연료 주입 장면이 미국 위성에 고스란히 포착돼 미사일 발사 시점 추측이 가능했지만, 몇년 전부터 연료 주입 체계를 모두 지중화해 예측이 쉽지 않다.
또 최근 북한이 쏘아올리는 발사체는 고체연료 추진형이 많아 직접적인 통신 감청이나 발사대 이동경로 추적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확한 발사 시점을 알 수는 없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다.
통상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 당국이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는 일명 '참수작전'에 대비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직전에 모습을 감추곤 했는데, 최근 14일간 북한 매체에서 김 위원장이 모습이 사라졌다.
그는 지난 13일 북한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한 뒤 두문불출이다.
그는 지난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겨냥해 북한이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도 13일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또 지난 5월 14일 신형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전에도 8일간 모습을 감췄다.
최근 AFP통신은 미국 국방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통신 역시 평안북도 구성에 ICBM이나 중거리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장비가 옮겨졌다고 전하는 등 외신들도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북미 직접 대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원하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고도화 프로그램을 끝마치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추가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이 혹시나 추가도발을 감행하면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화보다는 제재쪽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일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때는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문 대통령마저 크게 화를 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사거리 300km의 한국형 탄도미사일 현무-2A 발사를 지시하고 직접 참관까지 한 배경에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청와대는 북한이 추가 도발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만약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회담 제의도 수용할 경우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추가 제안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