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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묻어둔 아빠·사촌오빠의 성폭행…성인 돼서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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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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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감당 판단에 고소…인면수심 성범죄 실형 선고 후 법정구속
13세 미만자 대상 성범죄 두 차례 법 개정으로 공소시효 없어져

(사진=자료사진)

 

친부와 사촌 오빠가 자신에게 저지른 성폭행을 12년간 가슴 속에 묻었다가 성인이 돼 용기를 내서 고소한 20대 여성이 법원의 1심 선고가 내려지자 끝내 눈물을 흘렸다.

법원은 12년 전 일이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피해 사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한 이 피해 여성의 진술을 받아들여 인면수심 범죄를 저지른 친부와 사촌 오빠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합의 1부(김문성 지원장)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46)씨와 B(30)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3년을 각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A씨와 B씨는 이 판결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A씨는 피해자인 C(당시 8세·여)양의 친아버지, B씨는 C양의 사촌 오빠다.

사건은 C양이 8살 때인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2005년 5월 자신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던 딸의 가슴 등을 만지는 등 추행했다.

같은 해 6월 말에서 7월 초께는 작은 방에서 자는 딸의 몸을 꼬집듯이 만지기도 했다.

당시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함께 살던 C양은 전적으로 친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C양은 일주일에 한 번은 자신을 폭행하는 아버지가 두려웠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추행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거나 저지할 수 없었다.

자신의 집 인근에 사는 사촌 오빠도 C양에게 몹쓸 짓을 했다.

C양은 폭력적인 성향의 아버지를 피해 사촌 오빠의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잠을 자는 일이 많았다.

그해 7∼8월께 당시 고교생이던 B씨는 사촌 동생인 C양에게 '엄마 아빠 놀이를 하자'며 2차례에 걸쳐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C양은 악몽 같은 성폭행 피해를 가슴 속에 묻어둔 채 12년을 견뎠다.

이후 20세 성년이 되던 해인 지난해 아버지와 사촌오빠를 수사기관에 고소했고,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이 된 A씨와 B씨는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A씨는 딸에 대한 애정표현일 뿐 추행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령 추행하거나 간음하려다 미수에 그쳤더라도 폭행이나 협박 등 물리력 행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12년 전 일이라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와 재판에 이르기까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피해 사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12년 전 일이고 불과 8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가해자들의 행위를 구별해 일관되고 상세하게 진술할 뿐만 아니라 범행 장소, 당시 상황이나 감정 등도 구체적이다"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12년 전의 일로 피고인들을 무고하거나 허위 진술할만한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당시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도 없었으며, 성인이 된 후 사건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고소한 점 등으로 볼 때 피고인들의 범행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 사실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오랜 시간 정신적·육체적 큰 고통을 받은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는 점, 돌봄이 필요한 나이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는 2010년 4월과 2013년 6월 두 차례에 걸친 법 개정을 통해 공소시효가 없어짐에 따라 공소시효 완성을 주장한 변호인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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