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광우병으로 알려진 소해면상뇌증(BSE)이 미국에서 또 다시 발견됐다. 이에 우리 정부가 미국산 수입쇠고기에 대한 검역 강화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존도가 30%가까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BSE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처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미국 5번째 광우병 소 발견…국내 수입쇠고기 검역 강화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라바마주의 11년된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이 발견됐다고 19일 전했다.
비정형 BSE는 오염된 사료를 통해 전파되는 정형 BSE와는 달리 고령의 소에서 매우 드물게 자연 발생하는 것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게 승인된 도축장과 가공장은 65개로 이번에 BSE가 발견된 알라바마주에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에 수입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령 미만으로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쇠고기에 한정돼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 국내 쇠고기 시장, 미국산이 28% 점유…전면 수입금지 어려울 듯
(사진=자료사진)
농협이 최근 발표한 '해외축산정보'에 따르면, 미국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해외에 수출한 쇠고기는 모두 36만4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만3천 톤에 비해 1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쇠고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3년 미국 광우병 이후 내렸던 금수조치를 올해 해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가 6만477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9663톤 보다 30.4%나 급증하며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까지 국내에 공급된 쇠고기 23만1722톤 가운데 수입산이 13만4162톤으로 58%를 차지했고, 미국산 시장 점유율은 28%에 달했다.
특히,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냉장육 비중이 지난해 19%에서 올해는 25%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나라에서 구이용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등 국내 쇠고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쇠고기의 소비자가격 추이가 한우와 수입산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한우가격은 등심 1등급 기준으로 100g에 7980원에서 지난 6월에는 7789원으로 2.4% 하락했다.
이에 반해, 미국산 갈비살은 2791원에서 2853원으로 2.2% 인상됐다. 또한, 호주산 등심도 5027원에서 5083원으로 1.1% 올랐다.
이처럼 수입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이 늘면서 산지 한우가격도 지난해 9월 평균 676만원에서 지난 7월14일에는 580만원으로 무려 96만원이나 하락했다.
쇠고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광우병 발견으로 국내에서 미국산 쇠고기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소비자가격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이미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시장에 30%가까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BSE가 발견됐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아예 안 먹을 수도 없을 것"이라며 "국내 쇠고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19일 김영록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가축전염병예방법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등 관련 규정과 이번 미국 BSE 발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우선 당장, 1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강화조치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