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전임 정부의 기록물들을 국정기록비서관실 관계자가 14일 오후 청와대 민원실에서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게 이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지원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기록된 메모가 작성된 시점이 2014년 8월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다고 청와대가 16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삼성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전 정부 청와대가 생산한 메모가 2014년 8월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다"며 "자필 메모라 작성 시점이 없지만 그때가 맞다는 정황이 있어 특검에 관련 자료를 함께 넘겼다"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이어 "해당 메모와 함께 발견된 문건과 언론 보도, 이메일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메모 작성시기를 (2014년 8월로)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도 "메모의 작성자와 작성 시기는 특검이 밝힐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8월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지 석 달이 지난 시점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던 시점이다.
특검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해 8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첫 독대를 하면서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고 선수 지원을 해 달라고 권유했다.
박근혜 정부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을 공개하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청와대의 추정이 맞다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상 직후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삼성의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과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당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할 때여서, 메모의 실제 작성자와 정확한 작성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우 전 수석 등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검찰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4일 민정비서관실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지원 방안을 검토한 내용을 포함해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과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메모에 '삼성 경영권승계 국면→기회로 활용' '경영권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모색' '삼성의 당면 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이 쓰여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