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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친 관세청 신뢰… 특허제도 개선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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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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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관세청의 대규모 부정행위가 거듭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현행 선정제도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부정행위 도중 청와대 개입 정황이 도처에서 발견된만큼 제도의 투명성을 높여 외부 개입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거 면세사업자의 특허권은 10년 주기로 사실상 자동 갱신됐지만, 정부는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겠다며 2013년 관세법을 개정해 5년으로 갱신 주기를 줄이고 심사과정을 강화했다.

이 때 면세사업 허가에 관한 강력한 권한을 손에 넣은 관세청이 면세점 허가 심사 때마다 업계와 관련 기업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됐고, 이는 이번 감사결과에 지적된 대규모 부정행위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정부 허가가 필요없이 심사제도 자체를 생략하고, 일정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면세점을 개업하도록 신고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경우 정부 등 외부 개입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어 불공정 심사 논란이나 특혜 제공 의혹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지만, 면세점업계가 시장 논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롯데와 신라 두 업체의 면세업계 점유율은 73%에 달한다. 정부가 면세업계 개입 권한을 강화했던 명분인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시장 왜곡 위험이 여전한 셈이다.

또 일괄된 기준으로 신고제를 운용할 경우 그동안 일정 비율 면허를 확보받았던 중견·중소기업이 자연스레 면세점 사업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기준을 너무 낮출 경우 검증되지 않은 업체가 난립하면서 면세점 시장 질서가 혼란에 빠질 우려도 크다.

 

이와 함께 관세청이 독점하던 면세사업자 선정과정을 관광사업 관련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준비하거나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평가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관세청은 입찰공고부터 관련 서류 접수 및 평가, 특허 심사, 최종선정자 확정 발표까지 면세사업자 선정과정을 홀로 독점해 외부로부터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았다.

또 일련의 심사과정에 대해 허가를 결정하는 특허심사위원회의 구성 및 위원 명단은 물론, 심사 방식마저도 '비공개 원칙'을 강조하며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숙명여대 서용구 경영학과 교수는 "면세업계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관세청이 심사과정을 주관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선정과정의 투명성은 물론 면세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관련 주무부처가 공동으로 면세업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TV홈쇼핑 업계의 경우 방송과 유통의 특성을 함께 갖고 있어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관리하듯 면세사업자 관리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자부 등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번 부정행위의 근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면세점 특허를 심사해 허가하는 구조로는 비정상적인 정치 권력의 압력 가능성이 남는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면세사업권을 배분하되 기존 평가기준에 따른 선정 및 특허수수료 납입 방식이 아닌, 기존 특허제와 신고제를 절충한 가격 경쟁 방식을 제안하기도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대기업군과 중견 및 중소기업군으로 구분한 뒤 입찰 하한가격을 제시한 다음, 입찰 가격경쟁을 벌인다면 업계 스스로 시장원리에 따라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의 독점 우려도 입찰 사전 자격에 관련 기준을 반영해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입창 방식 도입을 위해 면세점의 재무성과를 시장에 공시하면 면세사업의 가치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고, 경쟁 과정에서 정부에 내는 수수료도 자연스레 늘어나 그동안 낮은 특허수수료만 내고 수조원의 매출을 손쉽게 올리던 면세사업자들의 폭리를 줄여 '특혜' 시비도 근절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 팀장은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의 기업 간 자율적 감시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사업권을 배분하는 만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격경쟁을 통해 최고가격의 입찰자를 선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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