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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 구속영장 청구 이후…국민의당 추미애로 정국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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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범행 공감안한다는 여론 71%넘어…적반하장 역풍 가능성도

증거조작 사건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등 ‘수세’에 몰린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발언을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이라고 규정하고 ‘맹공’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증거조작'을 여당의 '검찰에 대한 수사지시'로 몰아가며 정국을 돌파하려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앞서 추 대표가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머리 자르기’라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국민의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자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추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당의 숨통을 터줬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추 대표가 ‘미필적 고의’라는 형사법적 용어까지 써가며 국민의당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부각한 데 이어,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에서 ‘증거조작’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결론이 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국민의당은 추 대표가 검찰에 수사지침을 내린 것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9일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이 청구되면서 국민의당 지도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검찰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의 자의적 판단으로, 과잉 충성수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판사 출신의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최고위원)구속영장 청구 예상을 못했다. 우리도 당황스럽다”라며 “이 최고위원은 검증 실수인데, 진짜 미필적 고의로 보는건지, 검찰이 갑자기 왜 이렇게 강경 모드로 돌아선건지 우리도 답답”하다며 “추미애 발언이 가이드라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단일 전선을 모아내고 억압받는 당을 부각시키는 한편 국회에서 '캐스팅 보터'로서의 국민의당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대여 강경 투쟁으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 보고서 채택도 추경과 정부조직법 논의도 난망하다. 당장 10일 국회 예결위는 추경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지만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아냥을 받아온 국민의당이 협치 파기를 선언하는 등 균형추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쪽으로 옮기면서 추경과 정부조직법, 인사청문회 등 여당이 협조를 필요하는 사안에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 대표가 초반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하며 공세에 집중할때 ‘과하다’, ‘국민의당과는 협상을 해나가야 하는데 골치 아프다’등의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특히 검찰 수사와 관련된 발언은 여당 대표로서 오해를 살만한 여지가 있는 만큼 조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이를 빌미로 ‘태세 전환’을 하며 강공을 펼치자, 민주당에서도 국민의당의 ‘적반하장’이 지나치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추 대표 탓을 하는 데 당원인 이유미가 얘기한 것 아니냐. 자체조사도 제대로 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의당이 검찰 조사를 탓하면 안된다. 검찰 조사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추경과 정부조직 개편을 하는데 협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향해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을 추 대표의 말과 연계하고 있다며 ‘태업’,'여론호도'라고 맞불을 놨다. 추경 등에 대한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국민의당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던 민주당은 이날 세번의 논평을 잇따라 내놓으며 강경 태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백혜련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오히려 이런 문제를 지적한 추미애 대표의 일부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보이콧이라는 무책임한 태업을 자행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의 태업이 여론 호도를 위한 목적이라면,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이라면 결단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이 국회 내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여론이 국민의당의 ‘검찰 가이드라인’ 공세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의문이다.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정치적 공세다. 정치적 입지가 약해진 부분을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 프레임이라고 본다"며 "설득력도 떨어지고 국민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7~8일 이틀동안 성인 1천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월 정례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6월말 기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지역·연령 가중치 적용)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지난달 6.7%에서 3.8%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단이 제보조작 사태에 대해 '이유미 씨 단독범행'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71.7%가 '공감하지 않으며, 당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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