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태국인 감금 성매매] "53명 검거, 300명 출석, 고객 2만명"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 서툰 한국어로 "살려주세요" 쪽지
- 40평 방에 11개 밀실..철문 속 감금
- 고객명단 2만 명..연루자 수사 계속
- 슈퍼 종업원·신고자에 포상 예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요즘 주변에서 태국 마사지숍 많이들 보시죠. 물론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업소도 많겠지만 마사지숍을 가장해서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한 태국 여성이 이런 불법 성매매 업소에 감금이 됐다가 슈퍼마켓 종업원에게 구조 쪽지를 건네면서 가까스로 구조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여성을 통해서 이번에 잡힌 일당만 77명입니다. 실태가 어떨지 감이 잡히시죠.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외국인 성매매 실태 오늘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에 태국인 여성을 구한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김병수 대장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 대장님, 안녕하세요.

◆ 김병수>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 태국 여성, 슈퍼마켓에서 종업원한테 쪽지를 건넨 거예요?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손바닥만한 메모지의 앞뒷면을 활용해서 쪽지를 전달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적혀 있었습니까, 쪽지에는.



◆ 김병수> 영어, 태국어, 서툰 한국어로 "경찰 지원", "나는 건물 4층에 잡혔다", "헬프 더 폴리스(Help the police)". "살려주세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김현정> 저도 쪽지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한국말은 굉장히 서툴러요. 앞뒤 문맥 좀 안 맞고 한데 영어를 보면 뭔가 도움을 요청하는 "헬프 더 폴리스" 이런 식으로.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몰래 건넨 이유는 같이 온 감시자가 있었기 때문인가요?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항상 종업원 아니면 또 업주의 감시 하에서 외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런 감시자의 눈길을 피해서 은밀히 전달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쪽지를 가지고 나왔던 거군요, 슈퍼마켓 올 때부터.

◆ 김병수> 네, 사전에 미리 준비가 된 쪽지죠.

태국인 성매매 여성이 슈퍼 종업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건넨 쪽지.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 김현정> 쪽지를 건네고는 가게를 나갔습니다. 다행히 쪽지를 본 종업원이 이게 뭐야 하고 무시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를 한 거죠.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쪽지 내용을 제가 봐도 알겠습니다마는 4층에 잡혀있다고는 했는데 이게 어느 건물 4층인지도 모르고 주소도 없고 좀 막막하셨겠어요.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단서를 잡으셨어요, 그럼 이 쪽지만 보고?

◆ 김병수> CCTV를 통해서 이동 경로를 파악했고요. 관련된 건물을 찾는 게 급선무였는데 5층 건물의 4층인지, 4층 건물에 4층인지 저희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가지고.

◇ 김현정> 그렇죠.

◆ 김병수> 결국 일일이 건물마다 탐문을 해서 구체적인 용의 장소를 특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하긴 CCTV가 끝까지 다 연결돼 있는 건 아닐 테니까 어느 지점부터는 일일이 찾아가면서 잡으신 거군요.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보도를 보니까 이 여성이 SNS를 통해서도 구조요청을 동시에 했다면서요?

◆ 김병수> 네, 맞습니다. 해당 건물에 대해서 저희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준비하는 바로 그때 경기도 오산에 있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던 태국인 귀화여성이 페이스북에 올린 구조요청을 봤습니다. 경찰 연락을 취해 달라는 그런 내용이었기 때문에 112 신고를 통해서 저희들에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건물 4층에 들이닥쳤을 때, 문 열어보니 어떤 상태던가요?

◆ 김병수> 들어가 보니까 업주와 종업원 그다음에 메모 쪽지를 전달한 그 여성을 포함해서 5명의 태국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5명의 태국 여성들.

◆ 김병수> 네. 그다음에 여권을 빼앗긴 채 40평 정도의 좁은 공간에 11개의 밀실을 갖추고 성매매 남성들을 손님으로 받았고 성매매 대금의 40% 정도만을 여성들에게 지급하는 갈취행위도 있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40평 정도 공간에 11개 밀실. 받은 돈의 40%만 여성들에게?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 태국인 여성 어쩌다가 이런 성매매 업소에 감금이 된 겁니까?

◆ 김병수> 자기는 그냥 일반적인 마사지 일인 줄만 알고. 태국에서는 마사지사로 일하는 것이 흔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마사지사로 일하려고 왔는데 막상 와 보니까 성매매 업소였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정식으로 취업비자 가지고 온 건 아니고?

◆ 김병수> 네, 관광비자로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관광비자로. 취업하러 온 거였는데 와보니 성매매 업소. 그런데 불법으로 취업을 한 거기 때문에 이거 뭐 신고도 못하고 이런 상태였던 거군요.

◆ 김병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권 빼앗아 놨으니까 이건 방법도 없었겠네요?

◆ 김병수> 여권도 여권이지만 항상 출입문을 잠근 채 영업을 했기 때문에 쉽게 나올 수 있는 구조도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 건으로 수사를 하시면서 포주, 알선책, 공급책 등등 해서 연루자만 77명을 검거하셨다면서요.

◆ 김병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이번 건으로만 해서 77명이나 검거가 됐다니 저는 숫자 보고 깜짝 놀랐어요.

◆ 김병수> 관련된 태국 여성들도 좀 많았고요. 특히 성매수남들 53명 정도를 지금 현재 검거를 하였고 추가적으로 아주 혐의가 짙은 사람들 300여 명에게 출석요구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성매수남 300여 명. 장부에 있는 사람들인가 보죠?

◆ 김병수> 연락에 사용된 휴대폰에 한 2만 명 정도의 고객명단이 있는데.

◇ 김현정> 연락처가 적혀 있는 사람이 2만 명이요?

◆ 김병수> 네, 맞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얻은 고객명단이 다 들어있는 그런 휴대폰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아까 간판도 없이 영업을 했다고 그러니까 오다 가다 들르는 사람이 아니라 결국은 여기 연락처를 남기고 은밀하게 와서 성을 매수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군요.

◆ 김병수> 영업방식은 일단 인터넷상에 광고창을 통해서 하게 되고요. 연락 온 남성들을 상대로 인근 업소에 오도록 하고 인근 업소에 와서는 철저히 단속 공무원인지 아닌지를 신원확인을 합니다. 학생증, 사원증 아니면 월급 명세서 등을 업주에게 인식을 시키고 인증절차를 거친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인증을 해요? 철저하게 신분인증을 하고.

◆ 김병수> 인증절차를 거치고 나면 업소에 안내를 해서 철문을 열고 들어가서 성매매를 하고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철저하게 하니까 지금 안 잡히고 여태까지 영업을 했던 건데 이게 지금 부산에서만 이랬을 것 같진 않습니다. 이번 건이 처음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실태가 어느 정도나 될 거라고 추정하세요, 경찰은?

◆ 김병수> 정확한 추정치는 알 수 없습니다마는 최근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각국에서 상호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입국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현실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번 건은 아예 마사지라고 속여서 여성들 데리고 오긴 했지만 마사지숍이라고 간판을 걸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시중에 이 간판을 걸고 하는 곳 중에서도 불법 성매매를 하는 곳이 꽤 있다고요?

◆ 김병수> 네, 저희들도 안 그래도 그런 부분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 또 외국인 여성이 이런 식으로 와서 성매매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까?

◆ 김병수> 그런 상황들은 왕왕 있는 것 같고요. 결국은 성매매 업소에 종사하는 국내 여성뿐만이 아니고 외국 여성들의 인권에 관계되는 그런 문제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니까요.

◆ 김병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단속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저 이번에 검거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슈퍼마켓 종업원 같아요, 대장님.

◆ 김병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 슈퍼마켓 종업원이 이거 무슨 장난쪽지야? 이러고 버렸으면 끝나는 건데 그 종업원한테는 좀 포상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김병수> 당연합니다. 그러한 신고가 있었기에 조기에 사건이 해결될 수 있었다고 보고요. 신고자 및 경기도 오산 소재의 신고자에 대해서도 허영범 부산경찰청장께서 감사장을 직접 전달하실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번 사건으로 그냥 끝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경찰에서 전국적인 실태를 좀 파악하고 검거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병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김병수 대장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