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비정규직 주도의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대규모 총파업 집회가 30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예고한 대로 이날 오후 3시쯤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조합원 5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집회를 개최했다. 파업에는 전국에서 6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초반 이뤄진 총파업을 두고 일부 따가운 시선도 있었으나 이들은 이른바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며 거리로 나왔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이야말로 다시 오지 않을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문재인정부가 친노동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수구 적폐세력들의 반격이 시작될 것은 불 보듯 명확하다"고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특히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인상'을 중심으로 소외된 노동자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은 처음으로 비정규직노조가 주도하고 정규직노조가 동참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년퇴직을 앞둔 20년 차 급식조리원 표명순(학교비정규직노조) 씨는 "소위 민주정부 10년에서도 우리 신분은 '학교의 유령'이었고 일용직으로 분류됐다"며 입을 뗐다.
이어 "문재인정권이 들어선 지금, 총파업에 나선 우리에게 또다시 기다리라고 얘기한다"면서 "분명히 얘기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기다렸고 그 결과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노동조합 만들어 힘들어 투쟁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없었다"며 "가만히 기다려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비정규직 주도의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알바노조 이가현 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 원은 우리에게 삶의 문제고 우리의 인권"이라며 "아플 때 제때 병원에 갈 수 있는 권리, 곰팡이 피지 않는 집에서 살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최저임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오른 서울장애인차별철폐 김민정 활동가는 "최소한의 인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내 목숨을 끊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총파업에 참여했다"고 힘겹게 말했다.
조합별로 형형색색의 조끼를 갖춰 입은 노동자들은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장에 앉아 손뼉을 치며 함께 요구사항을 외쳤다.
이후 본집회를 마치고는 민중가요를 부르며 종로 일대를 행진하다 오후 5시 30분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차선이 통제돼 불편을 호소하는 운전자들도 있었으나 다행히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현재는 평소 퇴근길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8일까지를 사회적 총파업 기간으로 선포하고 전국 곳곳에서 지부별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