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도박 권하는 '카지노 술집'…아슬아슬 법망 줄타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입장료 내면 주는 칩으로 블랙잭·룰렛 등 사행성 게임…'제도 맹점 이용해 편법 운영' 지적 이어져

대전의 한 카지노 술집 내부 모습. (사진=김미성 기자)

 

대전에서 술을 마시며 카드놀이 등을 할 수 있는 일명 '카지노 술집'이 속속 생기고 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인기를 끌자 대전에도 등장했는데, 돈 대신 칩으로 배팅하며 실제 카지노와 거의 똑같이 운영돼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한 카지노 술집을 찾아가 봤다.

어두운 조명 아래 블랙잭과 룰렛 등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카지노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입장하기 위해서는 1인당 1만 원에서 1만 5천 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입장료를 내면 술과 금액에 해당하는 칩 10개~15개를 준다.

카지노 술집에서 받은 칩. (사진=김미성 기자)

 

칩은 직접 현금으로 사거나 환전할 수 없지만, 음료나 주류를 시키면 더 받을 수 있다.

칩은 게임에 이용하고 각종 이벤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퇴장 시에는 반납이나 적립해야 한다.

게임 규칙을 몰라도 직원들이 상세히 가르쳐 주며 게임을 권했다. 한 직원은 "다양한 게임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건전한 매장"이라며 "가볍게 즐겨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분 동안 게임을 하다 보면 처음 받은 칩 10개는 금방 동이 나고 만다. 실제로 대다수 사람이 칩을 더 받기 위해 음료나 술을 추가로 시키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또 커플이나 여러 명의 사람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기도 하는 반면 혼자서 이곳을 찾아 게임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업주들은 카지노 술집은 현금으로 칩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므로 자체만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술집 곳곳에는 "서비스 포인트의 개인 간 거래는 불법입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매장 이용 불가 조치할 수 있는 점을 알려드린다", "저희 매장은 불법(도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적발 시 즉시 고발 조치한다"는 내용의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카지노 술집'은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칩을 직접 사거나 환전하는 행위가 없더라도 영업으로 재물성이 인정되는 칩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해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은 일시적 오락을 넘어서는 도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경찰청은 카지노 술집에 대한 전국 일제 단속에 나서 16개 업소 업주 17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실제로 대전 역시 한 '카지노 술집'이 식품위생법상 영업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됐다. 도박개장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지만, 업주들의 편법 운영은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업소에서 도박 등 사행 행위를 방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영업방식으로 삼은 것은 사행심을 부추기는 불법 영업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구청 관계자 역시 "위반 행위가 생길 충분한 위험이 있는 업소는 맞다"라면서도 "위험이 있다는 것만으로 처벌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업소는 시설 기준을 맞췄기 때문에 영업 신고는 됐지만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바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