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만난 강경화 외교부장관 (사진=외교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북한 문제가 최우선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간 회담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공조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양국 장관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최종 의제를 조율하고자 만난 것임을 미뤄볼 때, 이 회담에서 오간 의제들이 곧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가늠해 볼 수 있다.
강 장관과 틸러슨 장관은 28일(현지시간)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틸러슨 장관과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북핵·북한 문제 및 동맹발전 구체방안 협의 등 실질적 측면에 있어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고히 견지하는 가운데 앞으로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핵 해법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틈날 때마다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미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당장 시급한 문제인 북핵에 대한 해결 의지와 한미 공조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다른 현안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으로 비춰지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공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29일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최소한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핵동결을 약속하면 본격적인 핵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며 북핵대응 구상을 분명히 밝힌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등 한미 간 첨예한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드나 방위비 분담금 등 민감한 사안은 공식적인 주제로 부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상원의원 18명이 이번 회담에서 사드의 완전배치를 합의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는 등 미국 내 관심도 높지만 쉽게 결론나지 않을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자칫 사드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 동맹에 '이상 신호'로 읽힐 수 있음을 고려하면 '신뢰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이번 회담에서는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양국 외교장관 역시 사드나 방위비 분담금 등 최근 현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는 이번 회담의 주 의제가 아니다"라고 못박은 바 있다.
다만 사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불거질 경우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청와대는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북핵문제를 1순위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큰 틀에서 대화, 제재 병행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방법론에 대해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앞으로 논의해나갈 수 있는 틀을 제대로 닦는 것이 이번 회담의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