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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 만들기 어렵네 ^^"…조작 참사 부른 그날의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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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화 보니 이준서, 이유미에 독촉…판세 뒤집으려 확인없이 폭로 감행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제보 조작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이유미, 이준서 씨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 채용 증거 조작사건에 연루된 당원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사이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28일 전격 공개했다.

당은 두 사람간의 대화를 근거로 이 전 최고위원도 이유미씨의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당이 제보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술하게 폭로를 한 부분들도 그대로 드러나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 이유미-이준서 카톡 내용 전문 공개…"이준서는 조작 몰랐다"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사이 오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의원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유미의 단독범행이냐, 아니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공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충분한 조사를 했다고 본다"며 "이 전 위원은 당시 조작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이씨의 단독 범행임을 강조했다.

당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전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4월 27일 새벽 한 술집에서 만났다. 이때 문준용 관련 제보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씨는 자신의 지인 중에 파슨스 대학에 다녔던 준용씨의 친구가 있어서 자신이 관련 제보를 들었다고 이 전 위원에게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반나절만인 이날 오후 이 전 위원은 카톡을 보내 '기자들이 시기적으로 최대한 빨리 까는게 좋다네'라며 이씨를 재촉했고, 이에 이씨는 '주말안에 해볼게요'라고 답했다.

이 전 위원은 '종편기자 섭외를 완료'했다며 '모든 내용을 최대한 따야 다양한 매체에서 각 요소별로 쓸 수 있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후 4월 30일 새벽 이 전 위원은 다시 '문준용 어찌되었나?? 궁금', '기자들 전화오는데 뭐라고 얘기를 해야할까?? 너무 늦어지면 이슈가 없어지거든'이라고 다시 이씨를 재촉했다.

이에 이씨는 다음날 아침에 단체 카톡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캡쳐해 여러장 보냈다.

문준용씨가 아버지의 백으로 취업했다는 험담이 주된 내용으로 이씨가 모두 조작한 것이었다.

이씨는 '진짜 꼭 이름하고 프로필 이미지를 지워주셔야 해요. 꼭 부탁드립니다'라고 제보자의 신원 보호를 강조했다.

5월 3일 새벽 이씨는 이 전 위원에게 제보자의 녹음파일을 전송하고 목소리 변조를 당부했다. 종편 기자와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 이 전 위원은 '문제 발생', '그 남자의 동의가 없으면 안된다네'라면서 '기자가 내용에 대해 약간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제보 조작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이유미, 이준서 씨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거듭되는 추가 요구에 이씨는 '구체적으로 워딩을 좀 줘요. 그게 낫겠다'고 했고,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 어렵네 ^^', '저 고생한거 잊으심 안돼요'라며 두번째 음성 파일을 보냈다.

두번째 파일을 받은 이 전 위원은 만족스러운듯 '대박'이라며 '기자랑 그 분 연결해줄 수 있을까?'라고 제보자와 직접 연결을 부탁했다.

그러자 이때부터 이씨는 '무리다. 귀찮아 한다'며 발을 빼는 대신에 이메일 주소를 넘겼다.

이씨가 보낸 카카오톡 단체방 캡쳐와 음성 파일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다음날인 6일 문재인 캠프에서 문준용씨의 동료가 누구냐며 적극 대응하고 관련자들을 고발하기에 이르자 이 전 의원은 이씨에게 다시 제보자에게 연락을 해서 준용씨와의 관계를 확인받아달라고 재차 부탁했다.

하지만 이씨는 제보자를 밝혀달라는 거듭된 요구에 '너무 무리이다', '조용히 마무리하셔야죠. 지금으로선 너무 위험하다', '제발 더이상 일 커지지 않길 바란다. 자료 달라고 하셨을 때 못한다고 할걸… 후회되고 마음이 힘들다'며 물러섰다.

(사진=윤창원 기자)

 

◇ 최소한의 확인도 거치지 않는 무차별 폭로가 부른 참사

카카오톡 내용만 두고 봤을 때에는 이 전 위원은 이씨가 음성과 캡쳐를 조작한 사실을 몰랐으며, 제보자가 실제 있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위원은 제보자를 본인이 나서서 적극 확인해보려하지 않았고, 이씨의 말만 믿고 구체적인 내용을 거듭 압박했다.

더 큰 문제는 두 30대 당원의 허술한 제보 내용을 거르지 않고 당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에서 그대로 받아 기자회견까지 했다는 것이다.

공명선거추진단은 이용주 의원과 김인원 부단장 등 검사 출신들로 포진돼 있었지만 제보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씨가 보낸 음성과 문자만으로 무리하게 의혹 제기를 감행했다.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조직적인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선대위 차원에서 얼마나 무분별한 폭로가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씨가 거듭되는 요구에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 어렵네', '제가 안철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푸념하는 부분에서 준용씨 관련 의혹 제기로 선거 막판 판세를 뒤집으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피의자 신분인 두 사람의 사적 대화 내용을 전격 공개한 것은 윗선의 조직적인 개입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선 막판에 확인을 거치지 않는 묻지마식 폭로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또다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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