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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세계인이 감동한 남북단일팀 제안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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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장벽과 단절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종료 후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7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실상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은 민간 분야에서부터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새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프로그램 개발 등에는 단호히 대응하겠지만, 인도주의 목적의 남북 민간단체 접촉과 특히 스포츠를 통한 교류확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도 아닌 만큼 자연스럽게 접촉면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문 대통령이 축사에서 "평화를 만들어 온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 스포츠는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라고 언급한 대목은 전 인류가 공감하는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면서, 지난한 남북 정치체제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정착의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중국, 미국과 베트남이 핑퐁외교로 평화를 이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 총재, 북한 태권도 시범단을 향해 "제일 가까이 있지만 가장 먼 길을 오셨을 것 같다"며 갈라진 분단의 현실과 최근의 한반도 위기감을 환기시킨 점도 스포츠를 통해 이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남북단일팀 구성, 그리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선수단이 동시 입장해 전세계인의 박수 갈채를 받았던 감동 등을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1991년에는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됐고 2000년에는 6·15 남북 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남북고위급 회담이 잇달아 열리고, 남북 정상이 '무릎을 맞대고' 대화하던 당시 상황을 환기시킨 것 자체가 북한의 의미있는 변화가 전제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복심을 선제적으로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남북 스포츠 교류에 적극나선 배경에는 올해 하반기 남북관계에 있어 주목할만한 대형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일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 추진계획을 보고했고, 올해 10월에는 참여정부 최대의 성과물로 꼽히는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을 맞는다.

자연스러운 접촉으로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날 오랜만에 남측을 찾은 장웅 위원과 별도 만찬 자리 등은 잡지 않았다. 또 북한 정권에 대한 이렇다할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미 정상회담이 당장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 스포츠 교류협력 확대 등을 조급하게 논의하는 모습이 자칫 한국과 미국의 대북접근 방식의 온도차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근 문 대통령은 CBS와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해외 유력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 억류 등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개탄스럽다"거나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는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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