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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작아졌어요…가격 내려도 '헛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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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치킨 소비량 104만 마리 추정, 정부는 치킨 중량 관리 못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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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주부 김지숙(45세)씨는 요즘 유명 프랜차이즈의 치킨 크기가 부쩍 작아졌다는 느낌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

"우리 집은 고등학생 아이들 둘이 치킨을 너무 좋아해서 한 달에 2~3번은 시켜서 먹는데, 어느 순간 치킨 크기가 작아져서 2마리씩 주문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가격을 동결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치킨 크기를 줄여서 원가 조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전했다.

◇ 국내 1일 치킨 소비량 104만 마리 추정

국내 닭 도축 물량은 지난 2006년 6억856만 마리에서 지난해는 9억9천252만 마리로 10년만에 무려 63%나 급증했다. 이른바 치맥 열풍에 치킨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축 물량 가운데 튀김과 볶음용으로 쓰이는 육계가 78%인 7억7천300만 마리로 가장 많았고, 삼계 닭이 15.4%인 1억5천300만 마리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토종닭과 산란종계 등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 중에는 치킨용이 45~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3억8천만 마리가 넘는 치킨이 소비됐다는 얘기로, 하루 평균 104만 마리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치킨이 국민 간식 수준을 넘어 주식이 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섰다가 후폭풍을 맞은 것은 어찌 보면 예견됐던 일이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 담합 조사에 들어가고, 대한양계협회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서자 BBQ와 교촌치킨 등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가격을 동결하겠다며 백기 투항하면서 치킨 값 인상 논란은 일단락됐다.

◇ 무게 최대 300g 차이 나는 치킨

하지만, 치킨 값과 관련된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치킨 값을 동결하는 대신 치킨의 크기를 줄여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육계는 무게에 따라 100g 단위로 5~16호까지 세분화 돼 있다. 5호가 가장 작고 16호가 가장 크다. 이 중 보통 소비자들이 먹는 치킨은 중간 크기인 10~11호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고, 간혹 9호 닭고기도 사용된다.

9호는 무게가 851~950g이고 10호는 951~1050g, 11호는 1051~1150g으로 중량 차이만큼 도매가격도 많은 차이가 난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9호 육계의 평균 도매가격은 1kg에 3089원, 10호는 3432원, 11호는 3628원으로 조사됐다. 9호 육계와 11호 육계의 도매가격 차이가 1kg당 539원에 달한다.

이는 프랜차이즈업체 입장에서 9호 육계를 사용하느냐 아니면 11호 육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익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게가 최대 300g까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치킨은 모두 같은 크기의 닭인 줄 알고 같은 값을 지불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치킨 포장지에 닭고기의 원산지와 재료 등만 표기하고 중량은 표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치킨의 중량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 치킨 크기 업체만 아는 영업비밀.. 정부와 소비자는 몰라

이와 관련해 축산물 유통 실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프랜차이즈업체들이 9호 육계를 사용하는지 11호 육계를 사용하는 지 전혀 모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축 되는 닭이 1년에 몇 마리인지만 통계에 잡히고 크기별로 세분화된 통계자료는 없다"며 "닭고기 공급업체들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어떤 크기의 닭고기를 판매했는지 정부에 신고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 4월에 11호 닭이 100만 마리가 공급됐지만 5월에는 90만 마리가 공급됐다면 치킨 닭의 크기가 작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아예 이런 통계자료조차 없다는 얘기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치킨의 크기는 닭고기를 공급하는 업체와 프랜차이즈업체 직원들만 아는 영업비밀"이라며 "정부와 소비자는 절대 알 수가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그는 또,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작은 크기의 닭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다는 이유로 9호 보다도 작은 7~8호 닭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킨 값을 동결했어도 크기를 줄인다면 얼마든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정부가 치킨 값이 오를 때에만 겨우 나서서 이러쿵저러쿵할 게 아니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평소에도 치킨 크기가 얼마나 줄었는지, 아니면 오히려 커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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