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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의 적폐…마구잡이 유사 전시행사 늘리기로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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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2일 '2017 벡스코 시무식 및 비젼 2030 선포식'에서 벡스코는 지역 마이스 업체와 동반성장을 다짐했다. (사진=벡스코 제공)

 

지역 전시·컨벤션산업의 센터인 벡스코(BEXCO)가 최근 지역 마이스 업체들이 개발한 신규 전시 행사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유사 전시행사의 배정을 늘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역 전시업체들은 벡스코가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구호처럼 외쳐온 '지역 마이스 업체와 동반성장'을 외면하고 오히려 '지역업체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면 #1. 벡스코는 2017년 경영혁신 과제로 마케팅 강화와 유망 신규 전시회 개발를 위해 유망산업 전시회를 개발하고 미래성장동력산업 선점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업계와 상생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위해 민간 기업의 역량 강화와 자립 지원을 통한 민간 업계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민간이 신규 개최하는 행사의 정착 시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면 #2. 벡스코는 지난 15일 부터 오는 30일까지 '반려동물 관련 전시회' 전시장 임대 공모를 실시한다. 그런데 벡스코는 유례없이 전시장 규모(1,418㎡~9,936㎡)와 개최 시기, 기간(5일)을 확정하고 심사 기준에서는 개최 실적을 1년(보통 3년)으로 정하고 전시장 임대 신청 면적과 전시장 사용 실적의 1,2,3위 배점 차이를 크게 했다.
지역 전시 업체들은 지역 업체의 입찰을 사전에 차단하는 공모 기준이라며 서울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벡스코 물타기 전시행사 배정으로 지역업체 울상

지역 전시업체인 S 기업은 지난 '2012 마이스(MICE) 콘텐츠개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부산대학생의 아이디어를 실제 전시 상품으로 만들어 2013년부터 매년 10월에 '부산국제반려동물산업박람회'를 5년 째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벡스코는 올 4월부터 수도권 업체(주 이상네트웍스)에게 비슷한 행사(2017 대한민국펫산업박람회)를 추가 개최하도록 허용했다.

이것도 모자라 벡스코는 지난 15일자로 반려동물관련 행사를 추가로 늘리기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가 내년부터 3~4개로 유사 반려동물 행사가 급증하게 됐다.

 

지역 전시업체들은 장편 #2에서 지적한 것처럼 벡스코가 특정업체를 위해 전시 행사장 면적과 심사기준을 유리하게 만들어 지역업체는 아예 참석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터트렸다.

S 기업 관계자는 "보통 공모는 전시 행사 주최 측이 필요에 따라 전시장 규모와 개최 일자, 기간 등을 정하도록 되어있는데 이번 공모는 이례적으로 전시장 면적(최고 2배 확대)과 개최 일자, 기간 등을 확정하고 심사 기준을 강화해 아예 지역의 다른 업체는 참가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기업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4월과 9월 두 차례씩 벡스코에서 '부산창업박람회'를 열어왔으나 벡스코가 지난해 서울 프랜차이즈 협회에게 추가 전시행사 개최를 허용하면서 오는 22일 수도권 업체가 주최하는 '제40회 부산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라는 이름의 유사 전시행사가 열리게 됐다.

이 경우 4월에 열리는 기존 부산창업박람회가 6월 수도권 업체 행사와 겹치면서 참가 업체 유치경쟁이 심화되고 특히 수도권 업체의 참가 할인율이 지역 업체보다 높아 기존 행사의 규모나 질이 이전보다 축소되는 등 피해가 예상된다.

또 다른 지역 전시업체인 D기업의 경우 결혼박람회와 유아교육박람회 등 각각 연 2회 개최하던 전시행사가 수도권과 다른 업체들의 끼어들기로 연 4회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벡스코가 마구잡이로 유사 행사 늘리기 행태를 보이자 지역 전시업체들은 "자체 개발한 전시행사가 참가 업체를 늘려 해당 행사의 시장규모를 키우고 수익구조를 갖춰 안착하기도 전에 행사 난립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는 전시 행사 규모와 참가업체 축소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전시 행사의 질이 떨어지고 수익구조가 악화되면 결국, 지역 업체가 고사하고 마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벡스코 '나 부터 살자 수익올리기 혈안'…유사 행사 난립 원인

지역 마이스 학계와 전시행사업계에서는 벡스코가 임대료 수입 늘리기에 급급해 지역 유망 전시·컨벤션을 육성하고 지역 마이스 업체를 지원하는 공공재로서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장면 #1에서 벡스코가 지역 전시업체와 동반 성장하겠다고 해 놓고 몇 년 동안 공들여 지역 업체가 키워 놓은 '신규 전시 행사의 열매를 수도권 업체에게 빼앗기도록 만드는 왜곡된 구조는 이제, 개선돼야 할 적폐'라는데 공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역 전시업체들은 신규 전시회 개최 시 3년 간 벡스코의 임대료 할인 지원을 받는 것을 싫어한다.

벡스코가 지금까지 행태를 미뤄 볼 때 얼마 안돼 수도권 업체에게 유사 전시 행사를 추가 배정해 이른바 행사 물타기를 할게 뻔하고 3년 간 지원은 생색내기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S 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전시 행사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까지 관련 산업의 규모 확장과 참가 업체의 증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지역 전시업체 육성 차원에서 지원과 배려가 아쉽다"고 밝혔다.

심지어 M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부산을 떠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전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타 지역 7 대 부산 3의 행사 개최 비중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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