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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관객 싹쓸이…"극장가 병폐 탓"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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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날 87만여 관객 동원 신기록…정윤철 감독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가 개봉 첫날 87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오프닝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극장 측이 특정 영화에 스크린을 대폭 몰아 주는, 한국 극장가의 병폐로 꼽히는 '스크린 독과점'에 따른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미이라'는 87만 3113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종전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갖고 있던 '부산행'(2016)의 87만 2673명, 역대 외화 최고 기록을 세웠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의 72만 7949명을 모두 뛰어넘었다.

'미이라' 배급사 측은 "'미이라'의 개봉 첫날 상영 횟수는 7039회로 '부산행'(8831회)보다 적게 상영 했음에도 더 많은 오프닝 관객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배급사 설명대로 이날 미이라는 전국 1257개 스크린에서 7039회 상영됐다. 2위 '원더 우먼'(스크린 750곳·상영횟수 2958회·관객수 20만 3842명), 3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561곳·2102회·14만 244명)보다 상영횟수가 2, 3배 많다.

'미이라' 개봉 전날인 지난 5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원더 우먼'이 가장 많은 996곳 스크린에서 4623회 상영, 2위 '캐리비안의 해적'이 732개 스크린에서 3209회 상영된 것과 비교하면, 개봉 첫날 미이라에 스크린과 상영횟수가 보다 집중된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미이라' '원더 우먼' '캐리비안의 해적'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관객 동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영화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급!!! '대립군' 내일부턴 극장에서 보기 힘듭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 감독은 "정말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합니다. 아무리 호불호가 갈리고 예매율이 낮지만 개봉 1주도 채 안되었는데… 영화를 좋게 본 분들의 입소문은 커녕, 개봉했으니 이제 막 보려고 하는 이들조차 영화를 만나기 힘들어졌네요"라고 운을 뗐다.

"예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늘 지적해 왔기에, 제 영화가 혹시나 극장을 너무 많이 차지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네요. 6일 만에 퐁당퐁당 교차상영이라니….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로군요.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면,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사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영화를 골라 볼 관객의 권리는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조선시대 비정규직이었던 대립군들을 어렵게 불러냈건만 현 시대에서도 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씁쓸히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애도해주십시오. 이름 없는 그들의 영혼이 잠시라도 발붙일 때는 아직 오지 않은 듯합니다"라며 "모쪼록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주에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엔 역사의 뒤안길로 거의 사라질 테니….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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