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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노믹스' 성패, '초이노믹스' 마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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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하면 경기 후퇴? 가계 빚만 폭증한 朴정부 교훈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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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본격적인 대출 규제 강화 여부를 놓고 막판 검토에 들어갔다. 장관 인사청문이 끝나는대로 부처간 조율을 거쳐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은 10년만에 최고치인 0.45%를 기록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 지역의 변동률이 가파르다. 고덕주공단지가 재건축되고 있는 강동구는 1.39%, 반포·개포 등 강남구는 0.71%, 서초구 0.66%, 송파구 0.52%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침체에 빠져있던 신규 분양시장도 대선 이후 이상 과열 조짐을 나타내긴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건 14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추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8월말까지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지난 5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 동향'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말로 유예 기간이 끝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완화 조치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 거론된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DSR)이 150%를 넘지 않도록 가계부채를 총량 관리하겠다는 대선 공약의 연장선에서다.

따라서 7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1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는대로 이르면 다음달중 관계부처 조율을 거쳐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현미 후보자는 "LTV DTI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를 낳은 요인중의 하나가 됐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동연 후보자 역시 "가계부채 증가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 주택시장 호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봐가면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4년 박근혜정부 당시 최경환 기재부 장관은 LTV·DTI 규제를 "한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것"에 비유하면서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건설 부동산 부양을 위한 일명 '초이노믹스'다. 규제 완화 조치는 1년 시한이었지만 매년 연장되면서 다음달말로 다시 일몰을 맞는다.

일각에선 대출 규제가 다시 강화되면 경기가 얼어붙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설 부동산 시장의 냉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거란 '초이노믹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식이다.

하지만 가계부채 억제야말로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기적인 부동산 부양책은 가계 빚만 늘렸을 뿐, 결국 처분가능소득과 소비 수요의 동반 감소로 이어지면서 저성장과 양극화의 악순환만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출 규제를 풀었던 박근혜정부 3년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2.9%로, 역대 정권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기 4년간 추가경정예산을 세 차례나 편성하고, 기준금리도 다섯 차례나 내리는 등 부양 드라이브를 걸었던 걸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반면 같은 기간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의 '후과'(後果)로 가계부채만 치솟았다. 2013년만 해도 963조원 수준이던 가계부채는 400조원 가까이 덩치를 더 불리며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DSR은 2012년도 말 133%에서 지난해 연말엔 154%로 21%p나 급증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빚만 계속 늘어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경기의 선순환이 이뤄질 리가 없다.

'초이노믹스'가 불러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해법은 결국 이같은 맥락에서 가계 소득을 늘려주는 '제이노믹스'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첫 단추가 '일자리 창출'이라면 두 번째 단추는 '가계부채 억제'요, 이를 위한 부동산 대출 규제는 필연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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