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해온 한국은행 전 간부 2명에게 최고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한은은 5일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경영인사위원회를 열어 부하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한 혐의로 징계심의에 회부된 전 팀장급 간부 2명에게 감봉 3개월과 1개월을 결정했다.
두 사람은 한 지역본부에서 간부로 근무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입행한 일반 사무직 여직원을 2년여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해오다 피해 여직원의 신고로 성희롱심의위원회에 회부됐다.
앞서 지난달 18일 열린 성희롱심의위원회는 피해 여직원의 피해사실을 인정하고 두 간부를 경영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한은은 지난 1일 인사위를 열어 두 간부를 직위해제한데 이어 5일 인사위를 다시 열어 각각 감봉 3개월과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주열 한은총재는 지난달 31일 "성희롱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여직원은 회사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가해자들이 과일을 깎고 있는 자신에게 "껍질을 까는 것이냐, 벗기는 것이냐" "여자들은 원시시대부터 과일을 채집해 까는 것을 잘하고 남자는 벗기는 것을 잘한다. 너는 왜 껍질을 잘 못 까느냐"고 말했으며 옆에 있던 또 다른 가해자는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며 웃었다고 신고했다.
또 퇴근길에는 자신들의 차에 타지 않겠다고 하는 피해자에게 "**지역 출신이라 쓸데없는 자존심만 높다. 자존심 좀 낮춰라"고 말하는 등 2년 간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한은이 지난 2012년 양성평등법에 따라 성희롱예방지침을 만든 이후 성희롱 사건으로 가해자의 사과와 인사이동 등은 있었지만 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