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야당 반대가 거세 국회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야당은 이번 추경을 통해 공무원 1만2천개를 늘리겠다는 구상을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야당 설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여당은 각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야당을 압박함과 동시에 여론전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 文 국회 시정연설 카드에도 3野는 냉랭지난달 31일 첫 당정협의에서 일자리 중심으로, 국채발행이 없이, 최대한 신속하게 6월 국회 내에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정부여당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필요하면 직접 국회에 찾아가 시정연설을 하겠다며 조속한 추경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대한 빠르게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달라"며 "먼저 국민들께 충분히 알려드리고, 그 힘으로 국회도 설득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직접 국회에 가서 시정연설의 형태로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의원들께 설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설득의 의지를 내비쳤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추경은 성격상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며 초당적인 협조를 강조했다.
(좌측부터)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하지만 야당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야당은 이번 추경이 대통령 공적세우기용일 뿐 요건에도 맞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제안과 관련해 "총리가 인준된 다음날 다급하게 이런 말을 하는 모습이라든지, 추경을 빨리 통과시키겠다는 행태를 봐서 국회라는 장소를 통한 정치적 쇼가 아니길 바란다"고 경계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도 추경을 통해 공무원을 늘리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어보고 예결위에서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추경을 통해 공무원을 증원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라며 "꼭 필요한 공무원 증원이라고 해도 추경이 아닌 본예산을 통해 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재해, 남북관계 등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만 편성하도록 규정했다"며 요건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야3당은 추경의 요건과 공무원 증원 등을 문제삼으며 반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 정부여당, 지자체부터 설득…지역 예산으로 의원들 설득할 듯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부여당은 '여론'과 '지자체' 설득을 통해서 국회를 우회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는 야당 협상에 앞서 각 지자체장들을 만나며 군불을 뗐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1일 최문순 강원도지사, 윤장현 광주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등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단들과 만나 추경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김진표 위원장은 대통령 공약이었던 분권형 개헌과 지자체장 중심의 '제2국무회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추경 예산 상당부분이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점을 상기했다.
추가로 늘리는 공무원 1만2천여명 중 소방관 등 상당수가 지방정부에 귀속된다는 점을 들어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서병수 시장이 "보조를 맞추겠다"고 화답하는 등 새정부의 지방분권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자체장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지역에서도 추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지역구를 가진 야당 의원들도 무조건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설명하면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해 국회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물밑으로는 개별 의원들에게 필요한 지역 예산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SOC 예산이 많지는 않지만 각 지역에 필요한 예산을 검토하고, 이를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