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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정상들과 폰번호 교환 종용"…감청되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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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3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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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휴대전화 번호, 외국 정보기관 감청대상 될수도…AP, 전현직 미국 관리 인용 보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일러주면서 곧바로 자신에게 전화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정상들이 보안이 확보되고 기록되는 회선으로만 통화하는 외교 관례를 깨는 것인데다, 미국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가 누설될 경우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에게 감청당할 우려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31일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에게 그의 휴대전화로 전화할 것을 종용했으며, 두 정상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해당 사안을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A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했다고 한 프랑스 관리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관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실제로 직통 라인을 이용할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은 보통 백악관 상황실이나 집무실, 대통령 리무진 등 몇 개의 보안이 확보된 회선으로만 전화통화를 한다. 정부에서 지급한 번호를 사용한다하더라도, 휴대전화는 감청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스노든이 공개한 미국 국가안보국 비밀문서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우방 간에도 감청 등의 스파이 활동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미 국방부 관료로 국제안보 차관보를 지낸 데릭 숄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공개된 회선으로 전화를 한다면 감청 능력이 있는 누군가에게는 감청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말하는 모든 것을 남이 듣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통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애슐리 딕스 버지니아대 교수는 “만약 다른 나라의 정상이 미국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다면, 이미 그 번호는 해당 국가의 정보기관에게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상간 전화통화가 극도로 조율되는 외교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관례를 깨는 행동을 한 것은 공식 채널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한 내용이 계속 언론에 유출되면서 이런 불신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회선으로 외국 정상들과 대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매우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일 당시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힐러리 후보가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기밀 정보를 적국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밀 접근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AP는 취임 전부터 블랙베리폰을 사용했던 전직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블랙베리폰의 상당수 기능이 차단돼 있었고,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었다고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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