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경찰서 측 사과문 (사진=성동경찰서 제공)
문재인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인권친화적인 경찰'을 필수전제로 내건 상황에서 경찰이 시민을 용의자로 오인해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27일 오후 10시 40분 쯤 소속 경찰관들이 보이스피싱 용의자를 수사하던 중 일반시민을 폭행해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동서는 같은 날 오후 '딸을 납치했다'며 640만 원의 현금을 뜯어낸 보이스피싱범을 수사하던 중 오후 10시 쯤 서울 옥수역 인근에서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이어폰을 끼고서 통화를 하던 시민 A 씨가 현장에 있자 이를 발견한 경찰은 A 씨를 용의자로 오인해 체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얼굴과 팔 등을 폭행해 다치게 했다.
하지만 A 씨는 일을 마친 뒤 술을 마시고서 귀가하던 무고한 시민이었고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문제가 없자 이후 A 씨를 석방했다.
경찰의 오인폭행으로 A 씨는 양쪽 눈과 안면부, 팔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병원진료를 받았다.
(사진=피해자 SNS 캡처)
A 씨는 "갑자기 남자 두 명이 와서 잡더니 땅에 몸을 눕히고 난리가 났다"며 "순간 장기매매로 생각하고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다짜고짜 폭행을 한 것으로 모자라 조사과정에서 오인으로 인한 체포였음이 밝혀졌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즉각 사과문을 냈다. 성동서는 "일반시민을 용의자로 오인해 부상을 입힌 사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해 경찰관의 위법사실 발견 시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인권 경찰'을 약속하며 집회에 차벽·살수차를 배치하지 않는 방안, 형사공공변호인을 배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인권경찰'을 필수전제로 내건 상황에서도 경찰의 반인권적 수사관행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