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에 대한 '연대' 요구가 정당과 진영의 경계를 넘어서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입각설(說)이 흘러나왔고, 자유한국당에선 '보수 통합', 국민의당에선 '통합 전당대회' 등이 각각 제안됐다.
유 의원의 대선후보 시절 대변인인 지상욱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부총리 제안설을 반박했다. 지 의원은 "경제정책에 대한 생각과 해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은 TV 토론 등을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며 정책적 차이를 지적했다. '공공일자리 81만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 의원은 전날 유 의원이 만찬 자리에서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제안이 와도 안 받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후 선의를 갖고 축하를 해준 유 의원에게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정치 도의는 물론 상식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피력했다.
이날 입각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을 실명 거론하며 "익명의 민주당 의원 몇 명을 내세워 이런 보도를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이런 오보로 인해 타인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언론사로서 생각하고 기사를 써야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유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전날 소속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自强)'을 강조하면서, 사실상의 '후보 흔들기'에 버티고 완주했던 지난 대선을 통해서 자신감을 찾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측에서 제기되는 '통합' 논의에도 일단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핵심 친박인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는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에서 비롯된 모든 시시비비와 갈등은 접고 '보수대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탄핵으로 갈라진 보수세력을 하나로 규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 측은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바른정당 전체를 한국당이 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의 경우 주승용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전대를 제안했다. 주 의원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티타임을 함께 하고 통합론의 불을 지폈다.
이 같은 두 당의 움직임에 대해 유 의원의 측근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유 의원과 그를 돕는 주변 의원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각종 통합 논의는 당내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의 입장은 한국당의 경우 '친박 청산'이, 국민의당은 '안보관 전향' 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지난 탈당 사태 이후 비(非)유승민계가 대거 탈당하면서 유 의원의 영향력이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