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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안 접고 파르르 떨며 넣는 20대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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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9대 대선 투표참관인 "개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 절감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위해 기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사회복지사 손원진(38·서울 방배동) 씨는 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 참관인 자격으로 일선 투표 현장을 면밀히 지켜봤다.

손 씨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민중연합당이 추천한 투표참관인 자격으로 오전 5시 20분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 제4투표소에 나가 투표함 내부 확인과 봉인 작업을 지켜봤다"며 "이후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1쳔여 명이 투표하는 모습을 참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도 방배동 한 투표소에서 참관인으로서 유권자들을 지켜봤다.

"18대 당시 제 양 옆에 앉았던 민주당·새누리당 참관인들이 나이 지긋한 분들이셨죠. 투표하러 오는 시민들이 그 참관인들에게 모두 인사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번에는 저보다 어리거나 또래였는데, 투표참관인들도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손 씨는 "사전투표 열기를 포함해 젊은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말을 이었다.

"제가 투표함 바로 앞에 앉아 있었는데, 20대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투표용지를 받쳐들고는 투표함에 공손히 집어넣더군요. 위임해 주는 권력이 잘 사용되기를 바라는 시민의 염원이 느껴지면서도 조금 안타까웠어요. 민의를 대변하는 일꾼을 고르는 선거인데, 많은 유권자들이 여전히 '대통령님'을 뽑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간 국민들이 위임한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던 지도자들의 행태 탓이겠죠."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지켜봤던 분노한 시민들이 투표로 심판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임한 권력을 지도자가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두려움을 지닌 느낌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유권자들이 개표 분류기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선관위에서 속성잉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크게 번지지 않고, (투표용지를) 접었을 때 다른 면에 잉크가 묻더라도 분류가 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는데도 그것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대부분 투표용지를 세로로 접었어요. 더욱이 이전 대선 투표에서는 못 봤던 모습인데, 나이 드신 분들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투표용지를 한 번도 접지 않은 채 투표함에 집어넣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내 표가 무효표가 되면 안 된다'는 두려움 때문일 텐데, 결국 개표에 대한 불신이 컸다는 이야기겠죠."

손 씨는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18대 대선 투표날과 비교했을 때 젊은층의 참여가 굉장히 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차기 정권이 열린 행정, 열린 정치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민의를 수렴하는 데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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