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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현안 산적' 문재인 정부에 도민 기대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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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해결·강정 구상권 철회·제주특별자치도 완성 기대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4월 1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4.3유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겼다.

보수정권이 막을 내리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잇는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4·3의 완전한 해결과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제주특별자치도 완성 등의 제주 현안 해결에 대한 도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동안 제주4·3은 홀대의 연속이었다. 이 기간 희생자 결정은 단 1차례 뿐이었고 희생자 1만4321명은 대부분 이전 정부에서 결정됐다.

극우세력은 6건의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내며 4·3을 흔들었고 다행히 사법부의 기각이나 각하 판결로 제동이 걸렸지만 정부는 방관을 넘어 이념논쟁을 부추기는 듯한 행태까지 보였다.

그런가하면 박근혜 정부는 국정교과서를 만들며 4·3의 진실을 축소하고 왜곡해 도민 반발을 샀다.

제주4·3은 이제 잃어버린 9년을 뒤로 하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사업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3기 민주 정부가 할 일은 산더미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4월 18일 제주를 찾아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4·3에 대한 국가의 도리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희생자와 유족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며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은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적극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낸 것이다.

지난 4월 18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4.3영령들에게 헌화.분향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유족보존과 희생자 유해발굴, 유전자 감식도 지원해 가족소재조차 모르는 원통함을 풀어 주고 화해와 상생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약속을 했다.

특히 내년 제70주년 4·3 추념식은 물론 매년 4월 3일 봉행되는 추념식에는 대통령 자격으로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갈라진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도 달래야 한다.

지난 2007년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제주해군기지 입지로 선정된 이후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삼으며 반대활동을 벌인 강정주민 등 200여 명이 사법처리됐다.

지난해 2월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됐지만 해군은 강정마을 회장 등 121명을 상대로 34억5000만 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서도 선거기간 문재인 대통령은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겠다며 강정에 대한 구상권 청구소송은 철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법처리 대상자도 사면하고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사업도 지원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대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노무현 정부시절인 지난 2006년 7월 출범했다. 지방분권의 시범도시로 삼겠다며 노무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제주특별자치도는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을 넘긴다는 당초의 취지가 무색하기만 하다.

제주도는 5단계 제도개선 과정을 거치며 4537건의 중앙권한을 넘겨 받았지만 조세와 재정 등의 핵심권한이 이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명실상부한 제주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은 다시 날개를 달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주가 자치 입법권과 재정권을 갖고 자치 분권 시범도로 기능을 하도록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조속히 추진하고 제주특별자치도 면세 특례제도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또 제주의 특색에 맞는 풀뿌리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 참여가 확대되고 자기결정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 직선제나 기초자치단체부활 등에 대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제주특별법에 자치조직권 특례 규정을 두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제주의 현안인 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조기 완공도 약속했다.

다만 제주 제2공항의 경우 사업추진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항이 들어설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제주를 동북아의 환경수도로 키우고 제주국립공원 지정과 하논 분화구 복원, 알뜨르 비행장 무상양여와 평화대공원 조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공군기지 성격인 제주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와 공군측이 제2공항에 제주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제주 공군기지 조성에 의욕적이지만 제주도와 도민들은 제2의 군사기지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제주해군기지처럼 또다시 찬반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의 과제다.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방관하는 것처럼 비칠 경우 도민들의 지지는 언제든 철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제주의 각종 현안은 일단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거나 순풍을 달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쟁점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또다른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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