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 교도소에서 극도로 건강이 나쁘다고 한다"며 구속집행 정지를 요구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후보도 지난달 28일 "박 전 대통령이 음식을 거의 못 드시는 준 단식상태이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단식으로 건강에 이상이 왔다는 '와병설'은 친박단체들이 지지자들을 선동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뜨렸다고 교정당국이 파악했다.
법무부와 서울구치소는 박 전 대통령이 단식이 아닌 일상적 수준의 소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2.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은 지난달 24일 권재철 전 한국고용정보원장 재임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친척 권 모 씨가 특혜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발표했다.
노무현재단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며 민형사상 조치를 모두 취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도 국민의당을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수차례 공방 끝에 이 단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애초에 저희가 파악한 것과 일부 다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정 및 사과 입장을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은 소위 '가짜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면서 선거전이 유례 없이 혼탁해 지고 있다.
각 후보 캠프 마다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고소고발로 사건을 접수받은 검찰은 "원칙대로 엄정 수사" 방침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수남 검찰총장의 선거사범 관련 지시에 따라 전국 검찰청 단위로 가짜뉴스, 흑색선전 수사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김 총장은 지난 2일 대검찰청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은 공정하고도 엄정하게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인원이 개입된 조직적 선거범죄에는 수사력을 최우선 투입해 적극 단속하라. 적발된 선거사범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수사해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같은 날 "SNS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가짜뉴스, 허위사실 유포행위가 18대 대선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신속한 사실 확인과 철저한 사법처리 등 후속조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공안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선거사범 입건 인원은 264명으로, 지난 18대 대선과 비교해 36% 늘었다. 특히 흑색선전사범은 85명으로 18대 대선 47명보다 8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5일까지 조사한 결과, 대선 관련 위법게시글은 3만 1004건으로 18대 대선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허위 사실 공표는 이 가운데 2만 104건으로 조사됐다.
각 후보 진영의 고소고발로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허위사실이 유포돼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면 민의(民意)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고 판단,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선거사범의 공소시효가 6개월인 만큼, 신속하게 원칙대로 엄정히 수사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 속도는 사안 별로 다르겠지만, 원칙대로 수사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전국 단위 검찰청사마다 선거사범 수사에 올인(All-in)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전까지 주요 대선후보들이 연루된 사건을 모두 정리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당장 대선이 끝난 뒤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검찰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
자칫 검찰의 선거개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설령 수사를 마무리짓더라도 공표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제보를 통해 확실한 물증을 확보한다고 해도 고발인 조사 외에 수사 대상자들의 SNS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압수수색, 통신사 조회 등 필수 절차들이 남아있어 수사는 늘어질 수 있다.